추신수(SSG)의 '솔직 발언'이 설 연휴 핫 이슈로 떠올랐다.
텍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구성 등에 대해 여러 가지 소신 발언을 쏟아냈는데 정작 야구팬들의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안우진(키움) 관련 논란의 발언 등은 미래를 위한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추신수는 "일본만 봐도 국제 대회에 새로운 얼굴들이 많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하지만 한국은...김현수도 마찬가지다. 한국을 대표해서 나갈 성적도 되고 정말 실력이 좋은 선수지만 저라면 미래를 봤을 것이다. 당장의 성적보단 그런 것(미래)을 고려했다면 (현재 선발 인원 보다) 새로 뽑혀야 할 (젊은) 선수들이 많아야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제까지 김광현 양현종이냐. 젊은 선수 중에도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고도 했다.
'한국 야구'로 보면 모두가 공감하는 숙제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WBC라는 대회로 국한하면 추신수의 논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WBC는 4년마다(2023년은 6년)에 열리는 야구의 월드컵이다. 경험을 쌓기 위해서 나가는 대회가 아니라, 그야말로 최정예 선수들이 모여 자존심 싸움을 하는 대회다. 하물며 한국은 2006년 초대 대회 4강, 2009년 2회 대회 준우승팀이다.
대신 한국은 올해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방향성을 달리해 금메달에 연연하지 않고 리그도 중단하지 않기로 했다. 연말에 열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도 있다. 모두 나이 제한이 있다. 추신수가 말한 '미래를 보는 대회'는 충분하다.
김경문 도쿄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2019년 올림픽 예선을 겸해 열린 프리미어12 때부터 박병호(KT), 최정(SSG) 등의 부진에 씁쓸해 하면서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야구인들도 마찬가지 생각이었지만 이번 WBC 기술위원회는 그들을 다시 뽑지 않을 수 없었다. 한 기술위원은 "이길 선수가 없는데 어쩌겠나"라고 말했다. 한국 야구의 취약한 저변을 탓할 일이지 의도적으로 배제할 명분은 없다는 얘기다. 은퇴하지 않았다면 불혹을 넘긴 추신수의 절친 이대호를 뽑았어도 할 말은 없다.
추신수가 언급한 문동주(한화) 역시 기술위원회는 큰 대회에선 제구력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했다. 추신수의 세대교체론은 적어도 WBC를 앞두고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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