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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년 학교서 일하다 천식 생겼다면... 법원 "공무상 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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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년 학교서 일하다 천식 생겼다면... 법원 "공무상 재해"

입력
2023.01.24 12:30
수정
2023.01.2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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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와 불량 물질 날아다녀... 상당인과관계 인정"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15년 전 개교해 노후화된 학교에서 일하던 초등학교 교사에게 천식이 생겼다면 공무상 질병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송각엽 부장판사는 최근 초등교사 A씨가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공무상 요양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5년 3월부터 충남 논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다 호흡기 질병을 앓게 됐다. 2016년 6월 천식을 시작으로, 폐렴과 알레르기성 비염까지 생겼다. 호흡기 질환 때문에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나 휴직할 정도로 증세가 심각했다.

A씨는 2019년 12월 인사혁신처를 상대로 "노후화된 학교 건물에서 발생한 먼지 등에 노출돼 천식, 폐렴, 알레르기성 비염 등이 발병·악화됐다"며 공무상 요양을 신청했다. A씨 학교는 1905년에 개교했고, 2019년 전까지는 겨울철에 난방기를 가동해도 실내온도가 10도 내외에 불과했을 만큼 냉·난방 시설이 낡았다. 공무원이 공무상 요양 신청을 해서 승인받으면 치료비 등이 포함된 요양급여를 국가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다.

인사혁신처는 A씨의 신청을 거절했다. ①노후화된 건물에서 근무했다는 이유만으로 호흡기 질병이 발병한다는 의학적 증거가 없고 ②건강보험 요양내역상 과거 호흡기 질환을 앓은 전력이 있는 사실을 고려하면 교사 업무와 질병 간의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A씨의 천식은 노후화된 건물로 인해 발병·악화된 게 맞다고 봤다. 송각엽 부장판사는 "먼지와 불량 물질들이 날아다니는 학교 환경 때문에 천식 등이 발생·악화했다"는 주치의들 소견을 토대로 "공무와 천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송 부장판사는 인사혁신처의 '과거력' 주장에 대해선 "임용 전 신체검사에서는 호흡기 관련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송 부장판사는 다만 폐렴과 공무와의 인과관계는 인정하지 않았다. "폐렴은 천식에 의해 발생·악화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또 다른 과거 병력이 원인이 됐다"는 법원 감정의들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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