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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반장' 전략 막힌 나경원 잠행 모드...'빈틈' 치고 나가는 김기현·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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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반장' 전략 막힌 나경원 잠행 모드...'빈틈' 치고 나가는 김기현·안철수

입력
2023.01.18 20: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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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만찬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 중 잠시 눈을 감고 있다. 뉴시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만찬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 중 잠시 눈을 감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실의 '공개 경고장'을 받은 이후 공식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다시 잠행에 들어갔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해임 경위를 둘러싼 대통령실의 반박과 당내 친윤석열계의 압박이 예상외로 거세기 때문이다. 그간 구사했던 '친윤석열·반장제원' 전략을 더 이상 밀고 나가기 어려워지자 출마 명분을 찾기 위해 고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의 입지가 축소되면서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 간 경쟁에도 가속이 붙는 모양새다.

나 전 의원은 18일 오후 국민의힘 대전시당에서 열리는 신년인사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오전 돌연 일정을 취소했다. 전날 저출산위 부위원장 해임을 두고 "대통령의 본의가 아닐 것"이라는 글을 올린 데 대해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이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것"이라고 사실상 '반윤' 낙인을 찍은 데에 부담을 느낀 결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이 공개 행보를 중단했지만 곧장 불출마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언론에 '나 전 의원을 둘러싼 논쟁 팩트체크'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 전 의원은 "저출산위 부위원장직은 당초 국민의힘 강모 의원이 맡기로 돼 있었는데 지난해 10월 대통령실 모 수석이 자리를 제안해 맡게 됐다"고 했다. 저출산위 부위원장이 '장관급'으로 불리는 것과 달리 예산 20억 원, 직원 19명 수준으로 부처 장관과 비교할 수 없이 적다는 점도 강조했다. 전날 초선의원들이 집단 성명서를 통해 "장관급 자리를 무책임하게 수행했다"고 몰아붙인 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당내 공세 수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전날 나 전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며 48명의 초선의원들이 낸 성명서에 초선의원 2명이 추가로 이름을 올렸다. 당내 초선의원 63명 중 80%가량이 '반나경원'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대전시당 신년인사회 후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의 판단, 대통령의 결단에 대해 이런저런 뒷이야기를 양산하는 결과가 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대통령에게 큰 결례를 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한 재선의원은 "나 전 의원은 '반윤' 이상으로 잘못된 메시지를 냈다. 대통령실과 참모진을 모욕한 데 대해 대다수 의원들이 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세론' 굳히는 김기현·'지지세' 넓히는 안철수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18일 국민의힘 대전시당에서 열린 2023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전=뉴스1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18일 국민의힘 대전시당에서 열린 2023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전=뉴스1

반면, 경쟁 주자인 김 의원과 안 의원은 나 전 의원이 멈칫한 틈을 타 치고 나가는 모양새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김 의원은 '중원 공략'에 매진하며 대세론을 굳히고 있다. 그는 대전 국립현충원 참배와 이장우 대전시장과의 도시락 오찬에 이어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내년 총선에서 이기려면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며 "그 전략은 대통령과 호흡을 척척 맞춰 가면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갖고 한목소리로, 한 몸이 돼서 나아가는 똘똘 뭉쳐진 단결력"이라고 말했다.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선점했다는 평가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안 의원은 수도권과 2030세대에서의 경쟁력을 부각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170V 캠프' 개소식에 청년 당원들을 대거 초청한 안 의원은 "수도권에서 표를 움직이는 건 중도층이고, 특히 2030세대가 굉장히 많이 움직인다. 우리가 이기기 위한 중요 포인트라고 생각해서 많이 초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20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며 친윤계 견제에도 시동을 걸 예정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설 명절 인사를 드리기 위한 방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뉴시스 의뢰, 1월 14~16일)가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35.5%로 선두에 섰다. 나 전 의원 21.6%, 안 의원은 19.9%로 뒤를 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민순 기자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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