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빨리 진실을 가리는 게 낫다' 판단한 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의 소환 통보 이틀 만인 18일 출석 의사를 밝혔다. 오는 2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검 포토라인 앞에 서기로 했다. '검찰의 시간'을 늘려주기보다 속전속결로 사법리스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설 맞이 행사차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서울 망원시장을 돌아본 직후 취재진과 만나 “아무 잘못도 없는 저를 또 오라고 하니 제가 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 16일 이 대표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이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지난 10일 검찰에 출석한 지 6일 만에 보낸 2차 소환장이었다.
검찰 제안한 27일 대신 28일 토요일 출석..."주중엔 일해야"
이 대표는 출석일로 검찰이 제안한 27일 대신 토요일인 28일을 골랐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고, 수없이 많은 현안이 있는 상황에서 주중에는 일을 해야 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 대표는 다만 "(대장동을) 민간 개발하지 않고, 공공 개발해서 개발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환수하려고 최선을 다했고, 그래서 개발 이익의 절반 이상을 땅값이 오르기 전 기준으로 70% 넘게 돈 한 푼 안 들이고, 위험 부담 하나 없이 성남 시민을 위해서 환수한 것이 배임죄냐"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없는 죄도 만들고, 있는 죄도 덮으면서 사적 이익을 위해 검찰권을 남용한다"면서 검찰 수사 공정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의외의 출석 결정 "사즉생 승부수 던진 것"
이 대표의 출석 결정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소환 통보를 설 민심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노림수로 보고 출석을 만류하는 목소리가 당 지도부 내에 컸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측근 인사는 "검찰이 파놓은 덫에 스스로 걸려들겠다는 사즉생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어차피 기소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시간을 끌기보다는 빨리 소환에 응해 검찰 수사를 조기에 마무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검찰 주장이 언론 등을 통해 일방적으로 흘러나오는 수사 단계와 달리 재판으로 넘어가면 방어권 행사가 용이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소환 불응 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도 고려됐다.
이 대표는 "(28일) 변호사 한 분 대동하고 가서 당당하게 맞서겠다"며 민주당 의원들에게 출석 당일 현장에 나오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10일 검찰 출석 당시 의원 50여 명을 대동하면서 불거진 '사당(私黨)' 논란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홀몸 출석으로 탄압받는 모습을 극대화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란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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