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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겨냥 반도체 수출통제 ...미국·네덜란드 미묘한 '온도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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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겨냥 반도체 수출통제 ...미국·네덜란드 미묘한 '온도 차'

입력
2023.01.18 16: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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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덜란드 정상, 백악관서 반도체 수출통제 논의
네덜란드 ASML EUV 노광장비 중 수출 제한 쟁점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17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 오벌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17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 오벌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 이어 네덜란드 정상을 잇달아 만나,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수출통제 연합 전선 구축을 시도했다. 반도체 핵심 장비를 제조하는 네덜란드의 협조가 중국 반도체 산업 ‘굴기’를 꺾는 데 핵심 요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덜란드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으로 미국과 온도 차를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1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난 데 이어, 반도체 산업 핵심 국가 정상과 잇따라 회동한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미국산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와 기술의 중국 수출을 통제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인공지능(AI)이나 슈퍼컴퓨터 등에 사용되는 첨단 반도체 칩이 중국에 넘어가는 것을 막고,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을 재정비하겠다는 의도였다.

이어 한국, 대만은 물론 네덜란드, 일본 등 반도체 산업 핵심 국가와 수출통제 동참 문제를 논의해왔다. 세계 반도체 장비 업체 중 핵심으로 꼽히는 네덜란드 ASML, 일본 도쿄일렉트론 등이 수출통제에 동참해야 중국 견제 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7일 네덜란드가 미국과 반도체 수출 관련 새로운 제한 조치를 합의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상회담 후 나온 발표문에 대(對)중국 수출통제 관련 구체적인 합의 사항은 없었다. 백악관은 반도체 언급 없이 “두 정상이 양국 간 무역과 투자 협력을 심화하면서 국가안보 및 경제 번영 차원에서 공급망과 핵심 기술의 중요성을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 문제(중국 반도체 수출통제)가 국가안보 차원에서 갖는 중요성을 알고 있다”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다른 사안과 함께 이 문제를 논의했다”라고만 밝혔다.

세계적 반도체 노광장비 생산업체 ASML을 보유한 네덜란드는 수출통제 전선 동참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미국의 압박 때문에 2019년부터 ASML의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중국 수출을 중단했다. ASML은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EUV 장비를 전 세계적으로 독점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수출통제 압박 이후 매출의 5% 정도를 손해 본 것으로 알려졌다.

리셰 슈라이네마허 네덜란드 국제통상개발협력 장관은 “우리는 미국인들과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지만 그들은 지난해 10월 새로운 규칙을 제시하면서 경기장을 바꾸려 한다”며 “우리가 그 제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 보도하기도 했다.

물론 미국의 압박에 네덜란드와 일본이 결국 미국의 14나노미터(nm·1나노는 10억분의 1) 이상 반도체 제조 장비 중국 수출 금지 방안에 동참할 것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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