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드롱도 피해가지 못한 4인 1조 생존게임
기량ㆍ멘털 완벽 조화로 이룬 압도적 승률
17일 개막 7차 투어에서 6승 달성 주목
지난 2019년 출범한 프로당구는 '서바이벌'이라는 파격적인 시도로 당구팬을 모았다. 기존 당구의 1대1 매치 틀을 깨고 4인 1조로 붙는, 동네 내기당구와 흡사한 방식이다. 이는 득점하면서 다른 3명의 점수까지 뺏어 가기 때문에 순위가 요동치곤 한다. 한 두 번의 실수가 치명적이며, 순서를 기다리다 흐름이 끊길 수도 있는 등 수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때문에 톱랭커들이 이변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실제로 PBA 최다우승자(7회) 프레데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도 첫 시즌 서바이벌 탈락의 경험이 있고,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는 최근 두 대회 연속 64강 첫 판에서 고배를 들었다. 쿠드롱은 "서바이벌 방식은 자신의 능력보다 잘하지 못하면 떨어지는 시스템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 아무리 강자라도 우습게 볼 수 없는 '멘털 게임'이다.
강동궁(SK렌터카)도, 조재호(NH농협카드)도 피해가지 못한 ‘죽음의 서바이벌’에서 진정한 생존자는 딱 한 명, 김가영(하나카드)이 사라진 대회는 본 적이 없다.
김가영은 LPBA 최다우승 타이틀(5회)을 거머쥔 이번 시즌 6차 투어까지 총 12차례의 서바이벌을 모두 통과했다. 지난 시즌에도 12차례 서바이벌에서 모두 2위 안에 들었다. 적응기였던 첫 시즌(23전 17승)을 제외하면 최근 3시즌 동안 38전 37승의 놀라운 승률이다. 그가 서바이벌에서 마지막으로 탈락한 건 2020년 9월 열린 TS샴푸 챔피언십 32강전이다. 이후 2년이 넘도록 지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상위 랭커들과 비교해보면 김가영의 성적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시즌 랭킹 2위로 밀려난 스롱 피아비(3승)가 29전 23승(0.793)을 기록했고, 다승 공동 2위(4승) 이미래(TS샴푸ㆍ푸라닭)와 임정숙(크라운해태)은 각각 38전 26승(0.684), 43전 28승(0.651)에 그쳤다. 통산 서바이벌 전적도 김가영이 61전 54승(88.52%)로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한다.
‘잘 하면 우승, 못 하면 4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독보적인 꾸준함을 과시하고 있는 김가영의 찬란한 성적표는 탄탄한 서바이벌 승률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가영은 이에 대해 "특별한 노하우라기보다는 결국 기량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기술이 있어야 꾸준한 성적을 내는 건 당연한 거다. 경험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17일 개막하는 7차 투어 웰컴저축은행 웰뱅 챔피언십에서도 김가영이 서바이벌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시즌 3관왕에 도전할 지 주목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