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대통령도 가만히 있는데…”
“바이든 방한 때 ‘상대국 존중’ 해명서 비롯”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공식 환영식에서 UAE 국가 연주에 혼자 가슴에 손을 얹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 대통령이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한 때부터 실수를 바로잡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UAE 국가가 나오는데 손을 얹으시더라”며 “UAE는 국가의전 관례상 그 화면을 보면 손을 올리지 않는 나라”라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아부다비 UAE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비서진은 아무도 자국 국가 연주 때 손을 올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탁 전 비서관은 “국가가 나왔을 때 손을 올리는 나라가 있고 그냥 정자세로 가만히 있는 나라가 있다. 그런데 후자였던 것”이라고 풀이했다.
탁 전 비서관은 UAE 국가가 연주될 때 김건희 여사는 물론, 대통령실 비서진 누구도 가슴에 손을 얹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는 윤 대통령을 더 어색하고 민망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UAE 국가는 물론 한국 국가가 나올 때도 손을 올리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탁 전 비서관은 “만약에 용산(대통령실)의 보좌관들이나 비서진들이 ‘대통령이 저렇게 하셨으니까 어쩔 수 없다’라고 했으면 ‘우리는 무조건 올리자’ 이러면서 다 같이 올려야 했다”라며 “김건희 여사는 또 애국가가 울릴 때 손을 늦게 올린다거나 이런 자잘한 실수도 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행동은 앞서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는 해석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후 첫 번째로 초청한 국빈인 미 바이든 대통령 공식환영식에서 미국 국가가 나올 때 가슴에 손을 얹었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이를 ‘임기 초 첫 행사여서 실수했다’고 하지 않고, “상대국에 대한 존중 표시"라고 해명한 게 ‘자승자박’이 됐다는 것이다. 탁 전 비서관은 “이렇게 해버리니 그다음부터는 손을 안 올릴 수가 없는 것”이라며 “그래서 전 세계의 국빈 환영식 중에 상대 국가에 손을 올린 유일한 정상이 지금 돼 있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실수는 실수대로 깨끗하게 인정하고 바로잡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게 탁 전 비서관의 견해다. 그는 대통령과 비서진 가운데 “대통령이 먼저 고쳐야 한다”고 단언했다. 대통령 참석 행사의 의전 사안은 비서진이 사전에 대통령에게 분·초 단위까지 일일이 보고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행태를 바꾸려면 대통령 스스로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탁 전 비서관은 “형식이라는 것도 내용을 잘 담아내기 위해서 꼭 지켜져야 될 것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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