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KBS 인터뷰 "검찰 압박에 귀국 결심"
"이재명 때문에 인생 초토화돼… 왜 만나나"
대북송금 인정 "회삿돈 아니라 개인 돈 전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진위를 밝혀줄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 대표와의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17일 국내로 송환되는대로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을 조사할 예정이다.
15일 KBS 인터뷰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대표와 개인적 인연이 없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와) 만날 만한 계기도 없고 만날 만한 이유도 없다. 그 사람을 왜 만나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때문에 인생이 이렇게 초토화됐다”며 "전화 통화도 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11일 태국에서 체포된 뒤 송환거부 의사를 보이다가 돌연 입국하기로 결심한 배경에 대해선 검찰의 압박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수사환경이나 가족들 환경이 너무 안 좋아 빨리 (국내로) 들어가 사실을 사실대로 밝히는 게 (좋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가족들 환경이 안 좋다는 게 무슨 말이냐는 질문에 "친동생(김모 부회장)이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 같고, 여동생 남편(김모 자금본부장)은 태국 파타야 감옥에 가 있고, 사촌형 양선길 (쌍방울) 회장은 저랑 같이 구속돼 집안이 완전히 초토화됐다"고 답했다.
김 전 회장은 대북 송금 및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인정했다. 김 전 회장은 "회사에 피해준 것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검찰에 가서 해명할 건 해명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겠다"며 "그 당시에는 (중국의) 단둥 심양에 한국 기업들이 많이 나가 있었다. 비즈니스 하려고. 저 역시도 회삿돈을 10원도 준 게 아니고, 제 개인돈을 준 것"이라고 답했다. 2018년 북한 고위급 인사에게 금전을 건넨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그룹 임직원들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부족한 사람 때문에 상처 받았을 거를 생각하면... 많이 죄송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과 양선길 회장의 송환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곧바로 신병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검찰은 귀국 항공편에서 김 전 회장의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태국 현지에 검찰 수사관들을 보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국적기에 탑승하는 즉시 체포해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자본시장법 위반 △미화 밀반출 △대북 송금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쌍방울그룹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경영 비리 이외에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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