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보다 더해”
“정국 읽는 안목 부족… ‘정치실종’인데 3대 개혁?”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이렇게 야당과 대화 안 하는 대통령은 처음 본다”고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취임 8개월 동안 영수회담을 안 한 대통령이 있었냐며 윤 대통령의 불통이 ‘역대급’이라 꼬집은 것이다.
문 전 의장은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 인터뷰에 출연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을 윤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는 것에 “벌써 (취임한 지) 6개월(실제로는 8개월)이 지났는데, 역대 대통령 중에 이렇게 야당과 대화 안 하는 대통령은 나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문 전 의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도 대화 안 한다고 그러지만, 대통령 되자마자 5개 야당 전부 순방하고 다 만났고,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까지도 (제1야당 대표를) 안 만난 대통령이 없다”며 “그런데 (윤 대통령이) 왜 정녕 그러는지 나는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대표에 선출된 직후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다녀와서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를 만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며 단독 회담을 사실상 거절했다. 전날 이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영수회담을 거듭 제안한 것에도 대통령실 관계자는 "회담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이 개인비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조사까지 받은 이 대표를 1 대 1로 만나기를 꺼린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대통령이 범죄 피의자와 면담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문 전 의장은 “그렇다면 더더욱 만나야 한다”며 “본인(이 대표)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만나서 들어보면 알 것 아닌가. 헌법상 무죄추정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문 전 의장은 윤 대통령의 이 같은 행태는 낙선자를 대하는 예의에도 어긋나는, 정치 문법에 너무 어두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향해 "인간으로서 기본이 안 돼 있다"며 “야당 대표를, 자기하고 표 차이 얼마 안 나게 떨어진 그런 사람, 낙선자를 대우하는 기본도 안 돼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 전 의장은 이 같은 윤 대통령의 행보가 “정치실종” 상태를 만들고 있다며, 이는 현 정권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3대(노동·교육·연금) 개혁 추진은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지금 현재 정국을 그대로 읽어낼 줄 아는 안목”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개혁과제를 성공시키려면 야당을 존중해 입법에 성공해야 하는데,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문 전 의장은 “대통령은 정치하려고 있는 거”라며 “여소야대인 상태에서 대통령이 주도권을 가지면서 야당을 달래고 또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설득하고 이런 과정이 정치”라고 강조했다.
문 전 의장은 윤 대통령이 이 같은 ‘역대급 불통'의 정치를 계속한다면 결국 국민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정치의 실종은 결국 국민의 불신을 유도하게 되고 국민의 불신은 국가의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일어서기 힘들다)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전 의장은 윤 대통령의 태도가 내년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일방통행적인 것이 계속돼서 이렇게 모든 걸 강경 위주로 계속 나가면 언젠가는 심판받는 것”이라며 “국민이 최고로 현명한 마지막 최고의 주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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