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영국 이중국적자에 간첩 혐의 씌운 이란
자백 영상 공개 '2020년 핵과학자 암살' 주장
간첩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이란·영국 이중국적자가 '이란 핵무기 개발의 아버지'로 불렸던 과학자 암살에 관여했다고 이란 당국이 주장했다. 영국 정부는 강력 반발,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12일(현지시간) 영국 정부와 내통했다는 혐의를 받는 알리레자 아크바리 전 국방부 차관의 영상을 공개했다. 편집된 영상 속에서 아크바리 전 차관은 "그들(영국 정보 당국)은 상황에 따라 이란 고위 관리에 대해 알고 싶어 했다. 예를 들어 파크리자데(이란의 핵과학자)가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지 물었다"고 말했다.
이란 핵 개발을 주도했던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는 2020년 11월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 소도시에서 테러 공격을 받아 숨졌다. 당시 이란은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 복수를 다짐했다.
통신은 이를 아크바리 전 차관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영상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그의 발언 모습이 담긴 영상이 언제 어디서 촬영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BBC 페르시안은 또 아크바리 전 차관이 당국으로부터 고문을 당했고, 강요에 의해 자백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이중국적자인 아크바리 전 차관은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유엔과 협력을 주도해 휴전을 끌어냈고, 2015년 이란과 서방의 핵협상에서도 역할을 한 인물이다. 민간 싱크탱크를 운영했지만, 2019년 체포 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란 정보부는 그에게 거짓 정보를 흘려 스파이 행위를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사형 선고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 외교부는 "아크바리의 석방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란 정부에 영사 지원 허용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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