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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비운 나경원... 친윤, "羅 출구전략 찾을 것" 기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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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비운 나경원... 친윤, "羅 출구전략 찾을 것" 기대도

입력
2023.01.12 18:00
수정
2023.01.12 20:45
4면
0 0

羅, 공개 행보 나선지 하루만에 다시 잠행
여권 일각선 "출구전략 찾기 나섰다" 해석
대통령실, 저출산위 사의에 "이제는 입장 없다" 강경
羅 측 "불마 생각해본 적 없다...이달 안으로 출마 선언"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청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유력 당권 주자로 최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의원이 공개 행보에 나선 지 하루 만에 다시 잠행에 들어갔다. 친윤석열계 인사들이 불출마를 전방위로 압박하자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나 전 의원이 연이틀 당의 화합을 강조하면서, 여권 일각에서는 나 전 의원이 ‘출구 전략’ 찾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나 전 의원은 12일 서면으로 부위원장직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이 정치적 결단을 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羅, 정치 원로 등과 폭넓게 소통하며 거취 고심”

전날 지역구와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모습을 드러낸 나 전 의원은 12일 공개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칩거했다. 대신 당 안팎의 조언 그룹으로부터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한 의견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에는 지역 모처로 향했다고 한다. 나 전 의원 측은 "지역에서 한동안 머물 계획"이라고 전했다.

전대 출마 쪽으로 기울었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미묘한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세종시당 신년인사회에 보낸 영상 축사를 통해 “우리 다시 한번 힘을 뭉쳐서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게 하고, 총선에서 승리하자”고 호소했다. 전날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선 “절대 화합”, “절대 단결”, “일치 단결”이라는 말로 정권 성공과 2024년 총선 승리를 거듭 강조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한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내에서는 이를 두고 나 전 의원이 전대 출마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이 기후환경대사직은 내려놓지 않은 것도 정치적 퇴로를 닫지 않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친윤계에서는 나 전 의원이 전대 불출마를 선언하고 윤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사의를 반려해 향후 정치적 운신의 폭을 넓혀주는 방안이 출구 전략의 하나로 거론된다. 친윤계 한 인사는 “나 전 의원이 끝내 전대에 나온다면 ‘제2의 유승민, 이준석’으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다”며 “당으로서도, 나 전 의원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도 좋은 결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 측 한 관계자는 “단순히 전대 출마 여부만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 성공과 2024년 총선 승리를 위해 본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고심하고 있다”며 "여권 원로 등과 폭넓게 소통하며 결단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0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0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대통령실 “羅 전대 출마 논란, 당에서 정리해야”

나 전 의원의 전대 출마 여부는 결국 사의 표명에 대해 윤 대통령이 어떻게 응답하는지에 달렸다는 게 여권의 대체적 전망이다.

범친윤계의 길을 걸었던 ‘정치인 나경원’이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비토를 딛고 전대 출마를 강행할 이유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당심 1위’를 달리는 상황에서 불출마를 결단할 명분도 결국 윤 대통령만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나 전 의원과 가까운 한 인사는 “실제 대통령실 실제 기류는 알려진 것과 다른 측면이 있다”며 “나 전 의원으로서는 때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 전대 정국의 키를 쥔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 거취와 관련해 “상황도 입장도 달라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나 전 의원이 인사혁신처에 사직서를 제출하는 구체적 행정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사실을 언급하며 “다른 게(사의 수용 여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제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저변의 분위기는 공식 입장보다 강경하다. 특히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기 전까지는 나 전 의원 전대 출마 여부와 관련한 논란을 여당 차원에서 정리를 해야 한다는 기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제는 우리 입장은 없다. 대통령이 이래라저래라 나서는 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이 던진 '사퇴 카드'에 응답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나 전 의원 스스로 정치적 선택을 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라는 의미다.

나 전 의원은 13일 부위원장직 서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며 대통령실로 공을 다시 돌렸다. 대통령실이 인사혁신처에 서면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을 문제삼는 데 대한 반응이다.

나 전 의원 측 좌장 격인 한 전직 의원은 "사직의 뜻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 내일 오전 인편으로 서면 사직서를 제출키로 했다"며 "대통령실 일부 참모진이 전대에 영향을 끼치려는 듯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나 전 의원은 불출마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이달 안으로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현 기자
김지현 기자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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