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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번’ 단 블로킹 1위 한수지 “남편이 ‘샤킬 오닐이냐’고 놀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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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번’ 단 블로킹 1위 한수지 “남편이 ‘샤킬 오닐이냐’고 놀려요”

입력
2023.01.10 13:22
수정
2023.01.10 14: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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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한수지가 지난해 12월 27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V리그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득점한 후 주먹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KOVO 제공

GS칼텍스 한수지가 지난해 12월 27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V리그 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득점한 후 주먹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KOVO 제공

GS칼텍스의 베테랑 미들블로커 한수지(34)가 올 시즌 블로킹 1위(세트당 0.788점)를 달리고 있다. 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V리그 인삼공사와 경기에서도 블로킹으로만 무려 8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키 183㎝로 매우 작은데 ‘블로퀸’ 단골 양효진(현대건설ㆍ0.739점), 정대영(도로공사ㆍ0.734점)보다 앞선다.

개인 통산 기록을 봐도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한수지는 장신 세터 유망주로 2006년에 입단(전체 1순위)해 2006~07시즌 신인상을, 2009~2010시즌엔 세터상까지 받았지만, 2016~17시즌부터 미들블로커로 보직을 변경했다. 미들블로커로는 7시즌째를 맞는데, 2019~20시즌 블로킹 3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한수지는 “기록 욕심을 내진 않았는데 열심히 막으려다 보니 성적이 좋아진 것 같다”라며 웃었다.

‘이젠 미들블로커가 내 포지션 같은가?’란 질문에 그는 “그렇다고 하기엔 공격력이 너무 떨어져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공격 욕심은 있는데 생각처럼 쉽진 않다. 9일 경기 막바지에도 정말 잘 때린 공격이 있었는데 (이)소영이가 구르면서 잘 잡아내더라. ‘난 아직 멀었구나’ 싶었다. 그저 열심히 공격 연습을 해야겠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수지의 시즌 공격점유율은 5.5%, 성공률은 39.1%다.

GS칼텍스 한수지가 지난해 11월 29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V리그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블로킹을 하고 있다. KOVO 제공

GS칼텍스 한수지가 지난해 11월 29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V리그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블로킹을 하고 있다. KOVO 제공

‘팀 내 유일한 80년대생이다’라는 질문에 한수지는 “어? 몰랐는데 굳이 알려주실 필요 있느냐?”며 웃었다. 그러면서 “최근 ‘MZ세대’라며 이런저런 말이 많지만, 우리 후배들은 잘 따라와 주는 편이다”라며 “사실 ‘군기 반장’으로 (안)혜진이를 정했는데, 혜진이를 쪼면 후배들이 잘 따라오는 것 같다”며 유쾌하게 팀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프로농구 레전드 샤킬 오닐(LA레이커스)의 등번호도 34번이다. AP 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 레전드 샤킬 오닐(LA레이커스)의 등번호도 34번이다. AP 연합뉴스

올 시즌부터 등번호를 1~99번까지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배구 선수들도 다양한 ‘두 번째 이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한수지의 선택은 34번. 학창 시절 자신이 주로 달았던 ‘3’에 남편이 농구 동호회에서 달고 있는 ‘4’를 더했다. 코트 위에서도 남편을 생각하면서 뛰겠다는 마음을 담았는데, 남편은 막상 “(미국 농구 레전드) 샤킬 오닐과 같은 번호네? 샤킬 오닐이냐“고 놀렸다고 한다. 한수지는 “검색해 보니, 키도 굉장히 크고 건장한 남자 선수였다. 은근히 기분 나쁘더라. 남편이 맞나 싶었다”라며 웃었다.

GS칼텍스는 10일 현재 4위(9승11패·승점 28)다. 한수지는 "올 시즌 생각보다 패가 많아져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는데 욕심 내지 말고 한 경기 한 경기에만 최선을 다하다 보니 조금씩 승리가 나왔고 분위기도 잡힌 것 같다”고 말했다.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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