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나스르 아자다니, 최고형 면해
사형 선고 시위대 총 17명…4명은 집행
"이란, 사법 살인 멈춰야" 국제사회 맹비난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혐의로 체포된 이란 프로축구 선수가 징역 26년을 살게됐다. 사형 선고도 우려되는 상황이었지만 징역형으로 마무리됐다. 함께 기소된 시위 참가자 3명은 사형을 선고 받았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은 9일(현지시간) 이란의 축구선수 아미르 나스르 아자다니(26)가 사형을 면했다고 보도했다.
나스르 아자다니는 지난해 11월 시위가 진행되던 이란 중부의 도시 이스파한에서 민병대원을 포함한 보안군 3명을 살해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슬람을 부정하는 죄'를 뜻하는 '모하레베'라는 죄명으로 기소됐다. 이 죄는 1979년 이슬람 혁명에 최초로 도입된 이래로 반정부 행위를 한 이들에게 주로 적용된다. CNN은 나스르 아자다니를 포함한 다수의 이란 시위대가 이 '모하레베'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대 사형까지 선고가 가능하나 기소된 이들에게는 항소할 권리도 주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소식이 전해지고 국제적인 파장이 일었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지난달 이란 당국에 나스르 아자다니에 대한 처벌을 즉각 철회해달라고 촉구했다.
온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이란 사법부는 나스르 아자다니의 살해 공모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최고형인 사형 대신 징역 26년을 선고했다. 다만 이스파한에서 보안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다른 시위대 3명에게는 사형 판결이 떨어졌다.
이로써 사형 선고를 받은 시위 참가자는 3명이 추가돼 AFP통신 집계 상 총 17명이다. 그중 4명이 현재까지 처형됐다. 특히 7일(현지시간) 오전엔 남성 2명이 이란 대법원으로부터 형이 확정된 지 불과 4일 만에 사형이 집행되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이란이 ‘사법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이날 트위터에서 "강요에 의한 자백에 의해 불공정한 재판이 이뤄졌다"면서 "모든 사형 집행을 즉각 중단하라”며 비난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역시 “이란 당국이 민간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혐의로 도덕 경찰에 체포돼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 이후 ‘여성, 생명, 자유’을 구호로 하는 반정부 시위가 4달째 이어지고 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해 말 기준 총 508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고, 구금된 시위대는 1만9,000여 명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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