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교육·돌봄 국가 책임 강화 위한 '늘봄학교 추진방안' 발표
올해 200개 초교서 시범 운영 후 2025년 전국 확대
수요-공급 불균형 해소 위해 인기 강좌 추가, 거점형 돌봄센터 확산
국고 지원 전체 예산의 7.5% 불과… "특별교부금으론 한계" 지적도
정부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가정을 위해 기존 방과후 오후 돌봄 외에 아침·저녁 시간의 맞춤형 돌봄을 제공한다. 출근 시간이 이른 맞벌이 가정은 출근 시간에 맞춰 아이를 맡기고, 퇴근이 늦은 가정은 오후 8시까지 돌봄 서비스를 받는 개념이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늘봄학교 추진방안'을 9일 발표했다. 올해 4개 시범 교육청을 선정해 200개 학교를 대상으로 늘봄학교를 시범운영하고, 내년에는 7, 8개 교육청으로 확대한 뒤 2025년 전국에서 실시할 계획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돌봄교실이 지속적으로 확대됐지만 증가하는 수요를 모두 소화하진 못하고 있다. 초등돌봄교실 대기 인원은 2017년 9,225명에서 지난해 1만5,106명까지 늘었다. 돌봄교실에 신청했다가 떨어진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태권도·피아노·미술학원 등에 다닐 수밖에 없었다. 또 방과후 학교는 특정 인기 프로그램에 쏠림현상이 발생했고, 공간과 강사가 부족해 추가 개설이 힘든 실정이다.
교육부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고 내실 있는 돌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교육·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돌봄 유형이 다양해진다. 이른 시간에 출근하는 맞벌이 가정을 위해 오전 7~9시 아침돌봄을 신설하고, 퇴근시간이 늦은 경우를 대비해 오후 8시까지 저녁돌봄을 확대한다. 늦은 시간까지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경우 석·간식 지원을 확대하고, 학교·지역별 편차가 생기지 않도록 기준금액도 마련한다.
또 방과후 학교의 수요-공급 불균형 문제를 줄이기 위해 프로그램 개설 때 수요조사를 통해 인기 강좌를 추가 개설하는 등 초과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인공지능(AI), 코딩, 빅데이터, 드론 등 수요가 많은 신산업 분야 방과후 프로그램을 개설해 디지털 교육기회를 확대한다. 여기에는 AI튜터 등 에듀테크가 활용될 예정이다.
신도시 등 돌봄수요가 많은 지역에선 거점형 돌봄을 확대한다. 돌봄 대기를 해소하고, 인근 학교 돌봄 수요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경남에서 실시하고 있는 거점통합돌봄센터를 벤치마킹해 올해 7개소, 2025년에는 시도별로 1개 소 이상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는 늘봄학교 운영에 따라 교사들의 업무가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기존 방과후학교지원센터를 방과후·늘봄지원센터로 개편해 지원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시도지원센터에 120명을 추가 투입해 총 전담인력을 800여 명으로 늘리고,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국가 재정 지원이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특별교부금 3,402억 원을 늘봄학교에 지원할 계획인데, 같은 기간 지방교육청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4조2,000억 원에 이른다. 국고 지원이 전체 예산의 7.5%에 불과한 셈이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국고 예산 투입이 턱없이 적은 데다, 특별교부금은 통상 3년 일몰로 운영되기 때문에 2026년 이후에는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학교 돌봄 확대가 능사가 아니라 가정돌봄이 가능한 사회적 시스템 구축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에 대해 "학교돌봄과 가정돌봄의 균형을 위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유연근무 확산 등 아동 돌봄 친화적 근로여건 조성을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정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회부총리로서 정부의 돌봄 정책이 일·가정 양립을 위한 근로정책과 병행 추진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체를 구성해 합동과제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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