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도 늦다" 경기지역 10곳 중 3곳 '12월 졸업식'
2월 졸업식 9% 불과...인천도 83%가 12·1월에 몰려
인천 계양초등학교는 지난달 9일 졸업식을 열었다. 겨울방학 기간 동안 석면 해체와 냉난방·조명 공사를 마치기 위해 인천에서 가장 먼저 졸업식 자리를 마련했다. 계양초 관계자는 "큰 공사가 예정돼 있어 학생 안전을 위해 일찍 졸업식을 했다"며 "수업일수를 맞추기 위해 여름방학을 짧게 가졌다"고 말했다.
학사 운영에 대한 학교 재량이 커지면서, '졸업식=2월' 공식이 깨지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2월에 졸업식을 여는 학교를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9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경기지역 2,459개 초중고 가운데 올해 2월 졸업식이 예정된 곳은 9.1%(224개 교)에 불과하다. 이달 졸업식을 여는 곳이 1,478개 교(60.1%)로 가장 많았고, 해를 넘기지 않고 지난달 이미 치른 곳도 757개 교(30.8%)에 달했다. 특히 초등학교에선 '12월 졸업식' 비중이 50.1%에 달했고, '2월 졸업식' 학교는 4.4%에 불과했다.
인천은 '1월 졸업식'이 대세였다. 졸업식을 한 534개 초중고 가운데 47.9%(256개 교)가 이달 졸업식을 했거나 열 예정이다. '12월 졸업식'도 17.6%(94개 교)에 이르렀다. 중학교의 경우 절반이 넘는(50.7%) 학교가 '1월 졸업식'을 한다.
졸업식이 앞당겨지면서 꽃값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달 2~9일 서울 양재동 aT 화훼공판장에서 경매된 장미 1단 평균 가격은 1만6,073원에 달했다. 크리스마스가 있는 지난달 1만3,737원보다는 17.0%, 지난해 11월보다는 66.2%가 오른 것이다.
이른 졸업식은 이미 대세로 잡았지만 찬반 논란은 여전하다. 여유롭게 새 학기나 진학 준비를 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보는 교사와 학부모가 있지만, 진로나 생활 지도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수원 망포중 황보무관 교감은 "개학하고 일주일 정도 나왔다가 다시 2주간 봄 방학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차라리 학생들을 오랫동안 쉬게 하면서 스스로 교과 준비를 하도록 하고, 학교는 신학기를 준비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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