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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베네딕토 16세 장례 미사···현대 교회사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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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한 베네딕토 16세 장례 미사···현대 교회사 새로 썼다

입력
2023.01.05 20:30
수정
2023.01.05 20:3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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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미사를 앞두고 5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인파가 모여 있다. EPA 연합뉴스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미사를 앞두고 5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인파가 모여 있다. EPA 연합뉴스


베네딕토 16세의 장례미사가 5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되는 가운데 고인의 관이 야외 제단에 옮겨져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베네딕토 16세의 장례미사가 5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되는 가운데 고인의 관이 야외 제단에 옮겨져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아버지, 저희는 그의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베네딕토여 마침내 영원히 그분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대의 기쁨이 결정적으로 완성되길 빕니다." (프란치스코 교황)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장례미사가 5일 오전 9시 30분(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됐다. 주례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맡았다. 현임 교황이 전임 교황의 장례미사를 집전한 것은 1802년 비오 6세 교황의 장례 이후 처음이다. 교황은 강론에서 베네딕토 16세를 하느님께 맡긴다고 밝히고 고인을 축복했다.

5일 바티칸 관영매체인 바티칸뉴스 등에 따르면 종신직인 교황의 장례미사는 수석 추기경이 집전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베네딕토 16세가 지난 2013년 건강 문제를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가톨릭 역사상 598년 만에 현임 교황과 전임 교황이 공존하는 상황이 발생했기에 이번 장례미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례를 맡았다. 베네딕토 16세의 사임에 이어서 장례를 계기로 현대 가톨릭 역사가 또 한 번 새롭게 쓰인 순간이다.

베네딕토 16세는 생전에 간소한 장례를 원했지만 교황청은 그의 장례를 현임 교황의 경우에 준하는 절차로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세상을 떠난 베네딕토 16세의 유해는 이달 2일부터 성베드로 대성전에 안치돼 조문 절차를 진행했다. 이 기간 20만여 명이 현장을 찾았다. 이탈리아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을 비롯해 각계 각층 인사들이 전 교황을 조문했다. 한국에서는 염수정 추기경과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 등이 조문을 마쳤고 장례미사에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오후(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왼쪽)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오른쪽)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을 조문하고 있다. 가운데는 전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인 크레센치오 세페 추기경. 연합뉴스

4일 오후(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왼쪽)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오른쪽)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을 조문하고 있다. 가운데는 전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인 크레센치오 세페 추기경. 연합뉴스

전날 거행된 입관식에서 베네딕토 16세의 관 안에는 고위 성직자의 책임과 권한을 상징하는 팔리움(양털로 짠 고리 모양의 띠)과 그의 재위 기간 주조된 동전과 메달이 들어갔다. 또 그가 교황으로 재위하던 기간에 이룬 업적을 담은 두루마리 문서도 철제 원통에 봉인돼 관에 넣어졌다.

이날 장례미사를 앞두고 베네딕토 16세의 관은 성 베드로 광장 야외 제단 앞으로 운구됐다. 관 위에는 성경이 펼쳐져 놓였다. 이후 진행된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교황을 축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론에서 "하느님은 '너는 나에게 속해 있고, 너는 내 손길 아래 보호받고 있다. 내 손 안에 머무르고 너의 손을 나에게 다오'라고 속삭인다"면서 "하느님이 모든 사람과 함께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어 "우리 형제를 아버지의 손에 맡기고자 한다"면서 "그가 평생을 바쳐 전하고 증언한 복음의 이름으로 그의 등이 밝혀진 것을 자비로운 그 손이 보시기를 빈다"고 말했다. 장례미사가 종료된 후, 베네딕토 16세의 관은 역대 교황 91명이 안장된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묘지로 옮겨졌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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