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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10가구 중 1가구 "일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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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10가구 중 1가구 "일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산다"

입력
2023.01.0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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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통계청, 2022 세종 사회조사 결과 발표
보육시설 만족도 하락, 관내 병원 이용자 증가
삶에 대한 만족도 0.2점 상승 '전국 최고 수준'
고소득자 증가, 세종시 소속감은 크게 옅어져

세종시 연기면 원수산 정상에서 본 신도심 풍경. 아파트 비중이 압도적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세종시 연기면 원수산 정상에서 본 신도심 풍경. 아파트 비중이 압도적이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세종에서 가족과 떨어져 사는 가구는 크게 줄었지만, 직장 때문에 분거하는 사람의 비율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소득자가 많이 늘어났고, ‘세종시민’이라는 소속감을 느끼는 사람의 비율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정부세종청사 입주에 맞춰 출범한 세종시가 자리 잡기 위해선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분거 가구 등에 대한 이유 분석과 적절한 정책이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세종시가 발표한 ‘2022 세종시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족 구성원과 떨어져 지내는 분거가구는 21.4%로 나타났다. 5가구 중 한 집이 가족과 따로 사는 가구라는 뜻이다. 2020년 조사 당시 분거가구 비율은 4가구 중 한 집(26.5%)꼴이었다.

살림 합친 가구 증가… ‘분거’ 공무원은 그대로

세종시 관계자는 “다양한 이유로 떨어져 지내다 세종에서 살림을 합친 가족들의 비율이 높아졌다는 뜻”이라며 “그러나 일 때문에 따로 거주한다고 답한 비율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 주말에 세종과 수도권을 오가는 공무원의 수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실제 가족과 떨어져 산다고 답한 가구(21.6%) 중 그 이유를 보면 직장(직업) 때문에 떨어져 지낸다고 응답한 이들의 비율이 57.6%로, 2020년 조사(47.9%) 때보다 10%포인트가량 폭증했다. 전체적으로 환산하면 일 때문에 떨어져 사는 가구는 10가구 중 1가구 수준이다. 학업(34.7%→32.1%), 자녀교육지원(2.4%→2.1%) 등 다른 분거 이유에서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통계청과 함께 세종시가 시민 생활의 변화와 만족도, 삶의 질에 대한 의식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9월 19일~10월 5일까지 관내 1,800개 표본 가구, 13세 이상 3,123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2.92%포인트다.

세종시 출범 10년, 정부세종청사 입주 10년에 진행된 조사에서는 상위권 가구소득의 비율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최고 구간의 소득가구 비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평균 고소득 가구 증가… 800만 원 이상 ‘11.7%’

월평균 가구소득 200만~300만 원 구간 비율은 2020년 15.1%에서 13.7%로 줄어든 것을 비롯해, 300만~400만 원 구간 18.1%→16.6%, 400만~500만 원 구간 14.3%→12.6%로 줄었다. 하지만, 이보다 높은 이후 모든 구간에선 증가세를 보였다. 500만~600만 원 구간의 가구 비율은 11.1%→11.6%, 600만~700만 원 구간 7.8%→7.9%로 소폭 늘었고, 700만~800만 원 구간 6.0%→6.6%, 800만 원 이상 가구소득 비율은 8.1%→11.7%로 대폭으로 늘었다. 세종시 관계자는 “물가 상승에 따른 임금 상승효과와 함께 공공기관 추가 이전에 따른 고소득자들의 세종시 정착이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육시설에 대한 만족도는 다소 하락했지만, 관내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인구가 늘어나는 등 세종에 살면서 느끼는 삶의 만족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민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7점으로, 전년 대비 0.2점 올랐다. ‘행복 경험’ 역시 전년 대비 0.2점 오른 6.8점으로 조사됐다. 반면 걱정은 전년과 같은 4.6점을 기록했다.

전국 최고 수준의 ‘삶에 대한 만족도’

실제 이 같은 상승세는 지난해 11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사회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17개 시도 중 세종시의 ‘삶의 만족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통계에 따르면 ‘매우 만족’과 ‘만족’이라고 답한 세종시 사람은 52.8%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43.3%보다 10%포인트 가깝게 높은 것이다.

세종에서의 삶의 만족도는 서울(43.2%), 경기(42.6%), 인천(39.3%) 등 수도권보다 월등하게 높게 나타났고, 인근의 대전(51.3%), 충남(47.5%)과 국내 최고 관광지 제주(48.2%)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행정수도로의 격상을 내다보고 있는 세종시지만, 세종시의 발전 방향으로 ‘행정수도’로 꼽는 시민들의 비율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 방향으로 행정수도를 꼽은 이들의 비율은 50.5%를 기록했다. 2020년 조사 당시 66.0%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대신 많은 시민이 경제도시(10.1%), 첨단 미래 산업도시(10.8%)를 희망했다.

대통령 제2집무실 건립 계획 확정을 환영하는 내용의 펼침막이 걸린 애드벌룬이 지난달 13일 오후 국회 세종의사당 예정 부지에 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대통령 제2집무실 건립 계획 확정을 환영하는 내용의 펼침막이 걸린 애드벌룬이 지난달 13일 오후 국회 세종의사당 예정 부지에 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세종시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조사 직전에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제2집무실 설치 로드맵이 확정 발표됐다”며 “행정수도는 어느 정도 완성이 됐다고 보고, 거기에 더해 경제도시 첨단도시를 바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새로 출범한 민선 8기 시정에 여러 과제를 제시했지만, 그중에서도 옅어지는 소속감에 대한 대책을 주문했다. ‘세종시민’이라는 소속감을 느낀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39.1%로, 2020년 조사(46.1%) 때보다 대폭 하락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세종시민 생활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행정수도, 그 이상의 미래전략수도 세종을 건설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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