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해외사업 위주로 조직 재편
건면 사업 확장…소스·냉동식품도 강화
밀양공장 기지 삼아 미주·일본·유럽 진출
올 한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공식품 소비가 크게 늘었지만 주요 식품사들은 마냥 웃지만은 못했다. 높아진 원가 부담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으로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삼양식품은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2.5%나 증가하며 웃음꽃이 피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해외 공장 없이 수출한다는 국내 생산의 한계가 코로나19 팬데믹에선 해외발 리스크를 막아 준 장치가 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삼양식품은 올해도 해외 공장 하나 없이 세계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으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외사업 강화 조직개편…해외공장은 왜 안 지을까
삼양식품은 올해 해외사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지역 별 영업마케팅본부와 해외물류 전담조직을 새로 만들고, 해외사업부문 지원 조직은 재편 및 강화된다. 앞으로 건면 등으로 면 사업영역을 넓히고 소스와 냉동식품 부문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6,690억 원 중 수출액은 4,507억 원으로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67%에 달한다. 5년 전 수출액(2,001억 원)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수출 물량 전량을 국내 생산 중인데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해 올해 식품업계 최초로 '4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해외 수요가 급증하자 삼양식품은 2019년 해외에 공장을 지을지 고민했으나 투자 대비 운영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으로 이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소비자들이 물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인접 지역인 국내 생산만으로도 수요에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경쟁사들이 해외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삼양식품은 국내에서 인력 관리, 리스크 관리에 비교적 수월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올해는 국내 수출로 인한 고환율 수혜로 원자재 값, 물류비 인상에 대한 부담을 상쇄하면서 영업 이익을 높일 수 있었다.
밀양공장 허브로 '불닭 신화' 이어간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5월 준공한 경남 밀양공장을 수출 전진기지로 삼아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국내 생산은 해외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창출할 수 있고, 불닭 브랜드가 지닌 'K푸드'라는 상징성도 강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밀양공장으로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생산량은 12억 개에서 18억 개로 늘어났다.
삼양식품은 2025년까지 해외 매출에서 일본·미국·중국 현지 법인의 비중을 70%까지 높인다는 목표다. 미국은 한국계 및 아시안계 마켓에서 나아가 주류 채널로 입점 범위를 넓히며, 중국은 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매출이 급증하는 유럽 시장은 'K컬처'와 연계한 마케팅, 팝업스토어 등으로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린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지 법인 중심으로 입점 채널 확대 및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집중한다"며 "유럽, 중동 등의 지역에선 현지 거래선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판매망 구축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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