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왕이는 외사판공실 주임으로 승진
중국 신임 외교부장에 친강 주미대사가 임명됐다. 전임자였던 왕이 외교부장은 양제츠 전 중앙정치국 위원의 뒤를 이어 중국 외교안보 라인의 수장 격인 중국 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에 오른 게 확실시됐다.
지난달 30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왕이 외교부장 후임에 친 대사를 임명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톈진 출신으로 1988년 외교부에 입부한 친 신임 부장은 주영국대사관에서 3차례 근무하고 외교부 본부에서도 유럽국에만 2차례 근무한 중국 내 대표적 유럽통이다. 아울러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중국 외교부 예빈국(의전국) 국장을 지내며 시진핑 국가주석의 해외 순방을 함께하는 등 시 주석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측근 중 하나다. 그는 이런 경력을 발판 삼아 2018년 8월 외교부 부부장(차관)으로 초고속 승진한 데 이어 2020년 7월 대미 외교의 선봉장 격 자리인 주미대사로 취임했다.
친 신임 부장은 중국 특유의 공격적 외교를 뜻하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를 상징하는 대표적 인물로도 꼽힌다. 2008년 5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하고 있던 시기 외교부 대변인이었던 친 부장은 "한미 군사동맹은 지나간 역사의 산물"이라는 민감한 발언을 내놔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두 번째 대변인 재임 기간이었던 2014년 4월에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에서 중국을 제외하자,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으로 오든지 말든지 나(중국)는 그대로 존재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는 강경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주미대사로 오른 뒤인 2021년 8월 전직 미국 고위 관료들과의 화상회의 석상에서는 "의견 차이를 해결할 수 없다면, 미국은 제발 입 닥쳐라"고 말하는가 하면 지난해 1월엔 미국 공영 라디오 NPR와의 인터뷰에서 "대만 당국이 미국의 힘을 업고 독립으로의 길을 계속 가면, 중국과 미국 두 강대국이 군사적 충돌에 연루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는 등 잇따라 미국을 향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 왔다.
한편 지난해 10월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에서 중앙정치국 위원에 새롭게 진입한 왕이 전 부장은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의 2023년 1호에 공산당 외사판공실 주임 명의의 글을 발표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왕 전 부장이 양제츠의 뒤를 이어 중국 외사판공실 주임으로 사실상 승진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48세의 나이로 중국 외교부 사상 역대 최연소 부부장에 오른 그는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을 거쳐 2013년부터 외교부장직을 수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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