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튼, 메리츠에 이례적 극찬 서한
'합치기 상장폐지' 등 주주 환원 높게 평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이어질 것"
"한국에서는 드물게 모든 주주 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에 매우 감탄했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주요 해외 투자자인 미국 투자회사 달튼 인베스트먼트가 이달 초 메리츠에 보낸 공식 서한의 일부다. 달튼 인베스트먼트는 아시아시장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자산운용사로, 국내 특정 회사를 두고 이러한 극찬을 담은 서한을 보낸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평가받는다. 달튼 인베스트먼트는 서한에서 "메리츠가 주주 친화 정책과 대규모 자산 배분 측면에서 글로벌 스탠더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달튼 인베스트먼트가 메리츠에 서한을 보낸 사연은 한 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달 21일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포괄적 주식 교환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재 코스피에 상장된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상장폐지하고, 메리츠금융지주를 단일 상장사로 남기겠다는 뜻이다.
메리츠의 결정은 그간 일부 대기업이 보여준 이른바 '쪼개기 상장'과는 정반대 행보였다. 쪼개기 상장은 모기업의 유망 사업부를 떼어내 별도 상장시키는 방식이다. 모기업의 기존 주주는 주가 하락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메리츠는 정반대로 '합치기 상장폐지'를 선보였다. 게다가 대주주 입장에서는 화재·증권 주식이 지주로 편입되기 때문에 지분율 하락까지 감수해야 한다. 대주주인 조정호 회장이 2세 기업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공식화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메리츠는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파격적 주주 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내년부터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소각을 포함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것이다. 메리츠는 이미 평균 30%대 배당성향을 갖춰 대표적 배당주로 시장에서 평가받는데, 그 수준을 더 높이겠다는 뜻이다. 실제 메리츠 3사는 지난해 6월 이후 현재까지 총 6,2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했고 소각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시장은 주가로 화답했다. 지배구조 개편 발표 다음 날 지주·화재·증권은 일제히 상한가를 기록했고, 28일 현재 기준 지주·화재·증권 주가는 각각 57%·38%·37%씩 불어났다. 달튼 인베스트먼트는 "다른 기업의 경영진이 메리츠를 주목하고 따르기를 바란다"며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의 해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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