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OK금융그룹의 조재성.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선수 조재성(27·OK금융그룹)이 병역 비리 연루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집안 형편으로 인해 "병역 비리라는 돌이킬 수 없는 범죄에 가담하게 됐다"고 시인했다.
조재성은 지난 28일 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제가 용서받지 못할 너무나 큰 죄를 저지르고 말았다"며 "저는 병역 비리 가담자"라고 글을 올렸다.
앞서 지난 21일 '병역 브로커' 구모씨가 질병 중 하나인 뇌전증을 이용해 병역을 면제 또는 감면받을 수 있도록 한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조재성을 비롯한 다수의 운동선수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현역 판정을 받은 조재성은 브로커를 통해 뇌전증 증상 진단을 받은 뒤 지난 2월 재검에서 사회복무요원인 4급 보충역 판정을 받았다.
조재성은 "당장 입대해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포털사이트에 입영 연기에 대해서 검색을 했고, 그 과정에서 군 병무민원 전문상담사와 온라인 상담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군 국방 전문 행정사라는 사람에게 집안 형편이 좋지 않으니 1년 입대 연기가 가능한지 물어보자 가능하다고 하여 아무런 의심 없이 자리에 나갔다"고 브로커를 만난 경위를 전했다.
조재성은 브로커를 만나 계약서를 썼다며 "그 행정사는 입대 연기는 물론이고 병역 면제도 가능하다며 바로 계약서를 쓰자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집에 돌아와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어 그 행정사에게 연락해 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이미 계약서를 썼기 때문에 안 하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압박했다"면서 "저는 그렇게 병역 비리라는 돌이킬 수 없는 범죄에 가담하게 되었다"고 적었다.
조재성은 집안 형편으로 인해 병역 비리를 저질렀다고 했다. 그는 "몇 년 전 저희 가족이 큰 사기를 당하면서 모아둔 돈 전부를 잃고 대출까지 받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입대하게 되면 빚이 더 불어날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1년 만이라도 연기해서 빚을 조금이라도 더 갚고 입대하고자 하는 마음뿐이었다. 그런 못난 마음으로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저지른 어리석고 엄청난 일은 아무리 후회하고 참회해도 용서받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며 "오로지 배구밖에 모르고 살다 보니 세상 물정에 무지했다. 판단력이 흐려져 나쁜 손을 뿌리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어떤 말로도 제 잘못이 작아지지 않다는 건 알지만 죽을 때까지 사죄드리겠다"며 "앞으로 성실하게 검찰 조사를 받고 벌을 받겠다.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조재성은 다음 달 5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남부지검에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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