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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수탈' 동척 건물, 100년 만에 문화· 예술공간으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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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수탈' 동척 건물, 100년 만에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

입력
2022.12.28 14:48
수정
2022.12.2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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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년 건립된 동양척식 대전점 최근까지 사실상 방치
시엔시티에너지, 매입해 2년간 미술·음악 공간 리모델링
예술가·시민 함께하는 공간...원도심 공동화 해소 기여도

예술가와 시민이 만나는 대전의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하는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 건물 전경. 시엔시티마음에너지재단 측은 이 공간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토지'라는 의미의 '헤레디움(HEREDIUM)'이라고 명명했다. 시엔시티마음에너지재단 제공.

예술가와 시민이 만나는 대전의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하는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 건물 전경. 시엔시티마음에너지재단 측은 이 공간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토지'라는 의미의 '헤레디움(HEREDIUM)'이라고 명명했다. 시엔시티마음에너지재단 제공.

1992년 대전 동구 인동에 지어진 동양척식회사(동척) 대전지점 건물이 100년 만에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한다.

28일 시엔시티(CNCITY)마음에너지재단에 따르면 2020년 동척 대전지점 건물을 매입한 뒤 2년 여간 진행한 문화예술공간 조성 공사를 마치고, 오는 30일 준공할 예정이다.

동척은 일제가 조선 토지와 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설립한 국책회사로, 쓰라린 우리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국가등록문화재(98호)로 지정된 대전 대표 근대문화유산 중 하나로, 해방이 되면서 관공서로 이용되다 민간 기업에게 넘어가 창고로 쓰이던 건물을 시엔시티에너지에서 매입했다.

재단 측은 미술관과 공연장을 겸하는 이 공간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토지'라는 뜻을 담은 '헤레디움(HEREDIUM)'이라고 명명했다.

함선재 헤레디움 관장은 "근대 건축 문화유산의 가치를 보존하는 것은 지역 문화의 뿌리를 살리는 중요한 일"이라며 "일제 식민 수탈 역사가 있는 장소지만 이를 덮지 않고 그 시대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기억하며 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미래로 나가는 첫걸음이라고 확신한다"고 헤레디움 준공의 의미를 설명했다.

재단 측은 헤레디움을 예술가와 시민들이 함께 하는 공간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상 2층, 연면적 829.45㎡ 규모의 건물 내부는 미술 분야 전시와 실내악, 단독, 소규모 공연이 가능하도록 항온 항습, 방음 방수, 음향 조명을 비롯한 최첨단 시설을 갖췄다. 70여명 정도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헤레디움은 전국 3곳의 동척 건물 가운데 유일하게 순수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 동척 부산과 목포지점 건물은 해당 지자체에서 역사박물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역 문화계 한 인사는 "헤레디움은 원도심 공동화 현상 해소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된다"며 "민간기업이 문화예술 지원 사업인 '기업 메세나 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

재단 측은 준공식 당일 '더 뉴 올드 오버추어 콘서트' 기념공연을 열 예정이다. 100년 전 일제에 의해 지어진 후 오랜 세월 방치된 건물을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으로 바꿔 앞으로의 100년을 연다는 의미를 담는다는 게 재단 측의 설명이다. 공연은 클래식 전문 유튜브 채널인 '렛츠 클레이를 통해 당일 오후 6부터 생중계된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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