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만난 강아지와 크리스마스에 재회한 반려인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특별한 날이기도 하지만, 이 강아지와 보호자가 처음 만난 장소 역시도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미국 CBS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출신 미국인 모니카 무카르커(Monica Mularker) 씨는 지난 10월, 남편과 함께 친정인 팔레스타인 베들레헴 지역에 방문했습니다. 친정집 근처에서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무카르커 씨는 차를 멈춰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차창 밖에서 발견된 것은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개 한 마리였습니다. 가까이 가 보니 어미 개 한 마리가 새끼 강아지 세 마리를 끌어안고 있었습니다. 무카르커 씨 부부는 당장 가지고 있는 물과 음식을 나눠주었고, 개들은 허겁지겁 먹이를 먹고 기운을 차렸습니다. 부부는 이 개들을 인근에 있는 동물 보호소로 옮겨 보호를 부탁했습니다. 어미 개와 두 마리 강아지는 건강을 되찾았지만, 안타깝게 한 마리는 무지개다리를 먼저 건너갔다고 해요.
무카르커 씨는 이후로도 이 개들을 찾아 보호소를 매일 방문했습니다. 남편은 “3~4일쯤 지나 개들은 보호소를 찾는 자동차를 알아보고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돌아봤습니다. 무카르커 씨는 어미 개에게 ‘코키’(Koki)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열과 성을 다해 돌봐주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이별도 곧 다가왔습니다. 무카르커 씨는 곧 미국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처지였으니까요. 그러나 무카르커 씨는 그 사이 코키와 깊이 정이 들었는지, 헤어질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보호소 대표인 다이애나 바비시(Diana Babish) 씨에게 이렇게 간청했다고 해요.
나는 코키를 반드시 보스턴으로 데려가고 싶어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 도와주세요.
무카르커 씨와 코키의 애틋한 마음은 알고 있었지만, 쉽게 부탁을 들어주기는 어려웠습니다. 코키가 예방접종을 받고, 건강검진을 받았다는 증명서를 확보해야 했습니다. 코키를 옮겨줄 이동봉사자도 필요했죠.
바비시 대표는 코키를 데리고 무카르커 씨에게 데려다 줄 이동봉사자를 찾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습니다. 이 글을 본 이스라엘 미국인 유학생이 이동봉사를 자처했습니다. 모든 게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일정상 먼저 미국으로 돌아온 무카르커 씨는 코키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다고 해요.
그리고 마침내 베들레헴으로부터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바비시 대표는 “모든 준비가 마무리됐다”며 코키의 도착 예정 날짜를 알려줬습니다. 그 날짜를 들은 무카르커 씨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코키의 도착 예정 날짜는 12월 25일. 크리스마스였던 것이죠!
무카르커 씨는 “크리스마스에, 베들레헴에서 코키가 온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고 당시를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크리스마스 당일 새벽 5시. 코키는 보스턴의 로건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무카르커 씨는 공항에서 만난 코키를 꼭 끌어안으면서 이렇게 약속했다고 해요.
더 이상 네가 길거리에서 떠돌게 내버려 두지 않을게. 이제 널 다치게 할 사람은 없어.
무카르커 씨는 “올해는 어떤 크리스마스 선물도 필요없다”며 “코키가 내게 온 게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카르커 씨와 코키의 앞날에 행복만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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