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과 한동훈 장관이 검사 시절 수사 지휘
사면 이유? 법무부 "전직 대통령 특수 신분 감안"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신년 특별사면 대상자 명단에 오른 이명박(81) 전 대통령이 28일 0시를 기해 잔여 형기 14년 4개월을 남긴 채 자유의 몸이 됐다. 남은 벌금 82억 원도 내지 않게 됐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의 회삿돈 횡령과 삼성그룹 뇌물수수 등 혐의로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 원, 추징금 57억8,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만기 출소일은 이 전 대통령이 95세가 되는 2036년이지만, 이날 사면으로 대법원 선고 2년 2개월 만에 없었던 일이 돼버렸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비자금 조성 등 목적으로 회삿돈 349억 원을 횡령하고, 삼성에 BBK 투자금 회수 관련 다스 소송비 67억7,000만 원을 대납하게 하는 등 110억 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2018년 4월 구속기소됐다. 조세포탈과 직권남용, 국고손실죄, 대통령기록물 불법 유출 등 총 16개 혐의가 적용됐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과 3차장검사이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다.
2018년 3월 구속된 이 전 대통령은 2019년 3월 보석으로 석방됐다. 이듬해 2월 항소심 선고 뒤 재차 구속됐다가 구속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져 6일 만에 다시 석방됐다. 이후 2020년 10월 말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서 11월 초 재수감됐다. 당뇨 등 지병으로 같은 해 12월부터 두 달 가까이 입원했고, 지난해 7월에는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올해 6월 건강 문제로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현재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다. 정부는 이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기간이 27일까지라는 점을 감안해 28일 자로 사면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통령은 사면 결정으로 17년 형기 중 남은 14년 4개월과 벌금 130억 원 중 남은 82억 원을 면제받았다. 추징금은 지난해 논현동 자택 공매 대금 등으로 완납했다. 법무부는 이 전 대통령이 고액 미납 벌금에도 사면된 이유에 대해 "전직 대통령이라는 특수 신분과 이 전 대통령이 납부한 추징금·벌금 합계액(106억 원)이 대법원에서 인정된 뇌물액(94억 원)을 상회한 점이 참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거액의 벌금이 미납됐지만 사면됐다고 부연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해 12월 말 사면된 박 전 대통령은 남은 형기 17년 3개월과 미납 벌금액 150억 원을 면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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