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야구대표팀이 미국으로 망명한 메이저리거를 발탁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AP통신이 27일(한국시간) “미국이 쿠바 출신의 빅리그 선수들에게 내년 WBC에서 자국을 대표해 뛰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쿠바야구연맹은 25일 성명을 통해 “쿠바 출신 빅리거들의 출전 허용 결정은 쿠바 대표팀이 다시 국제무대에서 강자로 탈바꿈할 수 있는 큰 발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쿠바야구연맹은 WBC 출전을 희망하는 선수들을 모집해 대표팀을 꾸릴 전망이다. AP통신은 이번 조처로 호세 아브레우, 요르단 알바레즈(이상 휴스턴), 랜디 아로자레나(탬파베이), 요안 몬카다, 루이스 로버트(이상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이 WBC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쿠바는 WBC에 네 차례 참가했지만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최고 성적은 2006년 1회 대회 준우승이다. 앞선 대회에서는 미국으로 망명한 메이저리거들이 쿠바 대표팀으로 발탁되지 못했다. 망명 선수들이 쿠바 대표팀으로 내년 WBC에 출전할 경우, 1959년 피델 카스트로의 쿠바 공산 혁명 이후 처음으로 쿠바 출신 망명 빅리거들이 국제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미국은 공산국가인 쿠바와 외교 문제로 쿠바 선수들이 망명하지 않고 미국 프로 팀에서 뛰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쿠바도 정부가 프로스포츠를 금지했기 때문에 수많은 쿠바 선수가 미국으로 망명하는 길을 택했다.
하지만 WBC 출전을 불허했던 미국이 이번에 입장을 바꿔 길을 열어줬다. 2020 도쿄올림픽 본선 무대도 밟지 못하는 등 최근 국제 대회에서 ‘아마 최강’ 타이틀을 잃은 쿠바는 이제 망명 선수들을 합류시켜 프로가 뛰는 최고의 무대 WBC에서 정상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쿠바 빅리거들의 합류는 대회 흥행 면에선 최고의 카드지만 한국 대표팀에는 그리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쿠바는 WBC 1라운드에서 A조에 편성돼 대만, 이탈리아, 네덜란드, 파나마와 경쟁한다. 쿠바와 B조에 속한 한국이 나란히 1라운드를 통과하면 2라운드에서 맞붙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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