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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뮤지컬 '꿀잼' 명당 통로석···"가까이에서 배우와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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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뮤지컬 '꿀잼' 명당 통로석···"가까이에서 배우와 교감"

입력
2022.12.28 04:30
수정
2022.12.28 09:3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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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지침으로 제한됐던 객석 등퇴장 등 원작 연출 부활

뮤지컬 '마틸다'는 객석을 통해 배우들이 등·퇴장하는 장면과 객석에 꽃가루를 뿌리는 효과 등으로 관객과 직접적으로 교감한다. 사진은 2018년 영국 레스터 투어 공연의 한 장면. ©Pamela Raith(RSC)

뮤지컬 '마틸다'는 객석을 통해 배우들이 등·퇴장하는 장면과 객석에 꽃가루를 뿌리는 효과 등으로 관객과 직접적으로 교감한다. 사진은 2018년 영국 레스터 투어 공연의 한 장면. ©Pamela Raith(RSC)

“'캣츠'는 1층 통로석에 앉으면 눈앞에서 고양이들을 보고 만질 수 있어요."

"'엘리자벳'을 볼 거면 오른쪽 통로석이 좋아요. 루케니가 객석 오른쪽 통로에서 등장해 무대로 뛰어가면서 엘리자벳이 인쇄된 기념 사진을 뿌리거든요."

"'마틸다'는 배우들이 무대 아래로 내려와 등퇴장하는 장면이 많은 점이 재미있어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뮤지컬 티켓 예매 팁과 관람 후기 중 객석 통로석에 관한 언급이 눈에 띈다. 객석 통로가 배우들의 등장과 퇴장을 위한 동선으로 활용되거나 인터미션 중 배우와 관객이 직접 교감하는 시간이 공연의 일부로 포함된 뮤지컬이 개막해서다. 정부 방역 지침에 따라 객석 동선 진행이 제한받았던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면서 뮤지컬 마니아만 아는 '꿀잼' 명당 자리도 되살아나고 있는 셈이다.

연말 경남 김해 공연을 시작으로 세종시, 부산을 거쳐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1월 20일부터 3월 12일까지 공연되는 뮤지컬 '캣츠'는 5년 만에 고양이가 객석에 자유롭게 출몰하는 연출로 펼쳐진다. 1년에 한 번 여는 고양이 축제 '젤리클 볼'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다루는 '캣츠'는 2017년 내한 공연까지는 젤리클 고양이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통로석 등 '젤리클석'을 별도로 판매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캣츠' 40주년 내한 공연은 배우들의 객석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고 극 흐름상 객석을 통과해야 하는 몇 장면에선 배우들이 캐릭터에 맞게 제작된 '메이크업 마스크'를 착용했다. 따라서 2년 만의 이번 내한 공연은 관객이 젤리클 고양이들과 직접 교감할 수 있는 '젤리클석'의 부활로도 관심을 모은다. 젤리클석 부활로 설레는 것은 관객만이 아니다. 이번 공연에서 제마이마(호기심 많은 고양이)를 맡은 배우 가브리엘 파커는 "과거 공연에서 내 팔을 만진 소녀가 고양이를 만졌다는 생각에 놀라워하는 모습이 무척 사랑스러웠던 기억이 있다"며 "다시 관객과 교감을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2020년 '캣츠' 내한 공연 배우들이 캐릭터에 맞게 제작된 '메이크업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에스앤코 제공

2020년 '캣츠' 내한 공연 배우들이 캐릭터에 맞게 제작된 '메이크업 마스크'를 쓰고 있다. 에스앤코 제공

그런가 하면 지난가을 서울 공연에 이어 지방 투어 마지막 일정으로 경기 성남시 공연을 앞둔 뮤지컬 '엘리자벳'은 극의 내레이터 역할인 루케니가 객석을 자주 무대로 활용한다. '엘리자벳'은 올해가 국내 초연 10주년인 만큼 루케니가 출몰하는 오른쪽 통로석의 존재감은 뮤지컬 마니아 사이에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다만 아직까지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어서, 대사 없이 객석을 누비는 젤리클 고양이들과 달리 객석에서 뮤지컬 넘버를 소화해야 하는 루케니는 마스크를 쓰고 등장한다. 마스크를 쓰고 객석 통로를 누비다가 무대로 올라가면서 마스크를 벗고 노래를 이어가는 식이다.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내레이터인 루케니는 객석과 무대를 오가며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내레이터인 루케니는 객석과 무대를 오가며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2018년 국내에서 초연된 뮤지컬 '마틸다'는 코로나19의 영향세가 잦아든 올해 4년 만의 재공연이 순항 중이다. '마틸다' 역시 배우들이 객석을 지나 등장하거나 퇴장하는 장면이 있어 배우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점이 관극의 매력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4년 전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마틸다를 괴롭히는 미스 트런치불을 연기하는 배우 최재림의 팬들은 그가 자주 드나드는 1층 오른쪽 통로석을 선호한다.

박병성 공연 칼럼니스트는 "올해 초 방역 지침 때문에 동물들이 객석 통로로 등장하는 장면이 생략된 뮤지컬 '라이언 킹'을 보면서 작품 고유의 매력이 사라진 듯해 아쉬움이 컸다"며 "이제서야 영상과 차별화되는 공연예술만의 진정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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