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요건 10억 원 유지키로
작년 회피 물량만 하루 3조 원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기준인 '대주주' 요건이 현행 종목당 10억 원 이상 보유자로 유지되면서, 연말 '큰손'들의 매도 폭탄이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긴축 여파로 가뜩이나 매서운 한파가 불고 있는 증시에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이 추가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여야는 주식 양도 차익에 매기는 세금을 내야 하는 대주주의 요건을 현행대로 10억 원(상장주식 개별 종목 기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개인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을 샀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부과가 2년 유예됐다.
증권가에서는 연말마다 우리 증시에 부담을 줬던 대주주 양도세 회피 물량 폭탄이 올해도 다시 터질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 종목에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는 대주주로 분류돼 향후 주식을 양도할 때 차익의 20%를 양도세로 내야 한다.
이에 매년 마지막 거래일 직전, 과세 대상자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개인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12월 28일에만 코스피와 코스닥 양대 증시에서 3조1,50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날은 대주주 양도세를 내지 않을 수 있는 마지막 매도일이었다. 다만 외국인과 기관이 개인이 팔아치운 물량을 떠받치면서 당시 코스피는 0.69% 상승 마감했다.
지난해 12월 21~28일 개인들이 순매도한 물량 규모만 8조5,000억 원어치에 달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당시 주가가 반등하며 차익 실현 매물이 겹치기는 했지만, 대주주 양도세 회피용 물량이 가장 큰 원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증시 폐장일(29일) 전날인 28일 주식 보유액을 기준으로 과세 대상자가 결정된다. 양도세를 내지 않으려면 27일까지 주식을 팔아 종목당 주식 보유액을 10억 원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는 얘기다.
가뜩이나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개인들의 대규모 매도 물량은 추가 악재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이날 코스피는 간밤 약세 마감한 뉴욕 증시 영향을 반영하며 1.83% 내린 2,313.69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3.32% 급락한 691.25에 거래를 마쳐, 지난달 4일 이후 한 달 여만에 700선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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