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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끈지끈’ 자주 생기는 두통, 혹시 뇌종양 때문? [서울대병원이 알려 주는 건강 정보]

입력
2022.12.23 11:24
수정
2022.12.2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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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에게서 듣는다

뇌종양 환자의 70%가 두통을 호소한다. 특히 반복ㆍ지속적이고, 약을 먹어도 호전되지 않으며, 강도가 점점 세지는 두통이 있으면 뇌종양을 의심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뇌종양 환자의 70%가 두통을 호소한다. 특히 반복ㆍ지속적이고, 약을 먹어도 호전되지 않으며, 강도가 점점 세지는 두통이 있으면 뇌종양을 의심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뇌종양은 뇌 속에 생긴 종양을 비롯해 뇌를 둘러싼 막ㆍ뇌신경ㆍ두개골ㆍ두피 등에 생긴 종양을 말한다. 다른 종양(암)과 달리 몸 전체로 전이되지 않고, 중추신경계 안에서만 발생하는 특수한 종양이다.

전이 정도에 따라 1~4기로 구분하는 다른 암과 달리, 뇌종양은 조직학적 양성/악성인지에 따라 1~4단계로 나뉜다. 1~2단계는 양성, 3~4단계는 악성이다. 같은 부위에 생긴 뇌종양이라도 조직학적 특성이 다를 수 있다.

뇌종양은 대부분 원인을 알 수 없다. 휴대폰 전자파가 뇌종양 위험을 유발한다고 보고된 적이 있지만, 아직 인과관계가 명확히 증명되지 않았다. 발병 원인을 모르므로 특별한 예방법도 없다. 박철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에게 뇌종양에 대해 물었다.

-뇌종양 종류는.

“국내에서 가장 흔한 뇌종양은 뇌를 둘러싼 막에 종양이 생기는 ‘뇌수막종’이다. 80%는 양성이므로 크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 증상 없이 발견되며, 종양 성장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주기적으로 종양 사진을 찍어 성장 속도를 예측하고 그에 따라 치료 방침을 정하게 된다. 증상이 있거나 성장 속도가 빠르면 수술로 완치할 수 있고, 방사선 수술로 성장을 억제할 수도 있다.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것이 ‘뇌하수체선종’이다. 호르몬을 분비하는 뇌하수체(腦下垂體) 부위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으로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종양 크기가 커서 시신경을 압박해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호르몬 분비량이 비정상적으로 바뀌어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하면 치료해야 한다.

세 번째로 흔한 종양은 뇌 속에 생기는 ‘신경교종’으로 이는 절반 이상이 악성이다. 주위 조직에 넓게 퍼져서 양성이라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고, 자주 재발해 경과(예후)가 나쁘다. 신경교종의 일종인 ‘교모세포종’은 뇌종양 중에서도 가장 경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악명이 높다.

뇌수막종ㆍ뇌하수체선종ㆍ신경교종 등 뇌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뇌종양’과 달리 신체 다른 장기 암이 뇌로 전이돼 발생하는 ‘전이성 뇌종양’도 있다. 특히 폐암일 때 뇌로 가장 많이 전이된다. 최근에는 암 환자의 생존 기간이 늘어나면서 전이성 뇌종양 발생도 증가하고 있다.”

-뇌종양 증상과 진단법은.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이다. 뇌종양 환자의 70%가 두통을 호소한다. 특히 반복ㆍ지속적이고, 약을 먹어도 호전되지 않으며, 강도가 점점 세지는 두통이 있으면 뇌종양을 의심할 수 있다. 두통은 일상적으로 흔하게 발생하는 만큼 뇌종양으로 인한 두통이라는 걸 알아내려면 평소 두통 증상 추세를 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양이 크다면 아주 드물게 뇌압이 올라가 구토나 메스꺼움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종양이 운동신경ㆍ감각신경 등 주요 부위에 생기면 뇌 기능이 떨어져 신체 일부를 마비시킬 수 있다. 뇌전증(예전 병명 간질)도 뇌종양의 주요 증상 중의 하나다.

뇌종양이 의심되면 권장하는 것은 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다. 최근에는 건강검진에서 뇌 MRI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찍고 우연히 뇌종양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러나 양성 뇌종양과 달리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른 악성 뇌종양은 조기 발견이 어려울 수 있다.”

-뇌종양은 어떻게 치료하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절제 수술이며, 방사선 치료 및 약물 치료도 실시한다.

수술은 두개골을 여는 것(개두 수술)이 어려워 정확한 종양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보조적으로 여러 기법을 활용한다. 대표적으로 MRI 데이터에 기반해 내비게이션처럼 실제 종양 위치를 찾아내는 뇌 항해 기법, 형광 물질로 종양 부위만 밝게 보이게 하는 형광 유도법 등이 있다.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을 하루에 조금씩 분할 투여해 선택적으로 종양 세포를 죽이는 원리다. 때로는 감마나이프ㆍ사이버나이프 등 기계를 활용한 방사선 ‘수술’도 시행되고 있다. 이는 고용량 방사선을 종양에 한 번에 쬐는 치료법이다.

약물 치료는 다른 암보다 효과가 제한적이다. 뇌와 뇌혈관 사이에 존재하는 ‘뇌혈관 장벽(Blood-Brain BarrierㆍBBB)’ 때문이다. 뇌혈관 장벽은 항암제가 뇌까지 전달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최근에는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신약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치료 방침을 정하기에 앞서 정말 치료가 필요한지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무증상이며 1년에 1~2㎜ 미만으로 성장 속도가 매우 더딘 양성 뇌종양은 많으면 치료하지 않고 관찰만 하기도 한다. 대부분 성장이 빠르다는 걸 확인하거나 증상이 발생했을 때 치료해도 늦지 않다.”

-뇌종양 치료 경과(예후)는.

“대표적인 양성 뇌종양인 뇌수막종ㆍ뇌하수체선종ㆍ청신경초종은 종양으로 인해 생활하기 불편할 수 있지만 목숨을 잃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기능적인 면에 우선 순위를 두고 치료 방침을 정해야 한다.

반면 악성 뇌종양은 경과(예후)가 아주 나쁘다. 가장 흔한 악성 종양이자 뇌종양 분류 4등급에 속하는 ‘교모세포종’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12~14개월이다. 2년 생존율은 30~35%, 5년 생존율은 10~15% 정도로 10명 중 1명 정도만 장기 생존이 가능하다. 신경교종은 양성이라도 악성으로 악화할 수 있기에 이 종양이 발견되면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

뇌종양은 ‘뇌’라는 장기 특성상 종양 주변 부위까지 넓게 절제할 수 없고, 중요 구조물을 보존해야 하므로 수술로 종양 세포를 깨끗이 제거하기 어려워 재발하기 쉽다.”

-뇌종양 환자ㆍ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은.

“뇌종양은 국내에서 연간 1만1,000여 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는 비교적 드문 종양으로 이 중 80%는 양성이다. 악성 뇌종양은 경과가 나쁜 무서운 병으로 빨리 치료해야 하지만, 양성 뇌종양은 진단되더라도 겁먹을 필요가 없으니 여유를 갖고 적절한 치료 시기와 방법을 택하기를 권장한다.”

박철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박철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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