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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전 엑셀에서 시작된 꿈" 현대차 로고 'H' 달고 미국서 팔린 차 1500만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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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전 엑셀에서 시작된 꿈" 현대차 로고 'H' 달고 미국서 팔린 차 1500만대 넘었다

입력
2022.12.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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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포니 엑셀' 울산항에서 첫 수출
2005년 미국 앨라배마 생산 공장 완공
아반떼, 쏘나타, 싼타페, 투싼 성장 견인
아이오닉 5, 전기차 시장서 테슬라 견제
2025년부터 HMGMA 전기차 30만대 생산


미국 앨라배마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북미 생산법인 전경. 현대자동차 제공

미국 앨라배마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북미 생산법인 전경.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 판매량이 1,500만 대를 넘어섰다. 1986년 2월 20일 미국 플로리다 잭슨빌 항구에 소형차 '포니 엑셀'이 첫발을 내디딘 지 36년 만의 기록이다. 이후 현대차는 아반떼, 쏘나타, 싼타페 등을 앞세워 미국, 일본 자동차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을 넘어, 전기차 시대엔 한 발 앞서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현대자동차 36년간 미국 누적 판매 인포그래픽.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36년간 미국 누적 판매 인포그래픽.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윌리엄스빌 전시장 '웨스트 허 현대'에서 1,500만 번째 신차인 투싼을 고객에게 인도했다고 22일 밝혔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법인(HMA) 최고경영자(CEO)는 "2022년 한 해의 마무리를 누적 판매 1,500만 대라는 이정표로 장식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 '꿈의 무대', 1986년 '포니 엑셀'로 첫발

1986년 울산항에서 미국 첫 수출 선적을 대기 중인 현대자동차 '포니 엑셀'. 한국일보 DB

1986년 울산항에서 미국 첫 수출 선적을 대기 중인 현대자동차 '포니 엑셀'. 한국일보 DB


미국은 1964년 현대차를 창업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겐 '꿈의 무대'였다. 현대차는 1976년 최초의 자체 차량인 '포니'를 선보인 지 10년 뒤, 포니 엑셀 1,050대를 수출하며 미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포니 엑셀은 현대차가 일본 미쓰비시의 자동차 섀시 기술을 들여와 개발한 최초의 전륜구동 국산차다. 1984년 1월 시제품을 개발, 캐나다와 미국에서 성능 테스트를 거쳤다. 1985년 2월부터 양산에 돌입했고, 이듬해 1월 울산공장에서 만든 차량들을 실은 배가 울산항을 출발해 2월 20일 미국에 도착했다.

엑셀의 초기 반응은 예상 밖으로 뜨거웠다. 넉 달 만에 5만2,400대가 팔렸고, 첫해 16만8,000대 넘는 판매 실적을 올렸다. 1987년에는 한 해 동안 26만3,000대 넘게 팔아 소형차 시장에서 포드 '에스코트'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1988년 30만 대, 1990년 100만 대 등 폭발적으로 성장한 포니 엑셀은 현대차를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게 했다.



2005년 앨라배마 공장 완공, 아반떼·쏘나타·싼타페·투싼 '질주'

2014년 8월 6일(현지시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 회장이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방문, 생산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제공

2014년 8월 6일(현지시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 회장이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방문, 생산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성장을 한 것은 2005년 미국 앨라배마주에 첫 현지 생산 공장을 완공하면서다. 앨라배마 공장은 쏘나타, 아반떼, 싼타페, 투싼 등 현대차의 주력 모델들을 현지에서 생산, 발 빠르게 공급했다. 그 결과 2007년 현대차는 미국 누적 판매 500만 대를 달성했다. 8년 뒤인 2015년 누적 판매 1,000만 대 고지를 넘었고, 7년 뒤인 올해 1,500만 대를 넘어서게 된 것이다.

현대차의 성장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준중형 세단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다. 1991년 미국 판매를 시작해 올 12월까지 총 353만 대가 팔렸다. '아메리칸 드림' 실현에 이바지한 또 다른 차량은 중형 세단 쏘나타다. 1989년 미국 시장에 첫 진출한 후 올 12월까지 314만 대가 고객의 품으로 갔다. 이 밖에도 싼타페(191만 대), 엑센트(136만 대), 투싼(134만 대) 등이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이름을 널리 알렸다.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북미 모델.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준중형 세단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북미 모델.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는 미국 진출 초기 중·소형 세단 위주로 판매했다. 당시 브랜드 파워도 미국, 일본 자동차 업체에 밀렸고, 기술력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싼타페, 투싼 출시 이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비중이 높아졌고, 수익성도 좋아졌다. 2019년부터는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까지 미국에 진출, "없어서 못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2025년 HMGMA 전기차 30만 대 생산"

현대자동차 첫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북미 모델.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첫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북미 모델.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는 이제 내연기관 자동차를 넘어,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미국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독주체제에 'E-GMP' 플랫폼 기반의 전용 전기차로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현지 판매를 시작한 '아이오닉 5'는 올해만 2만 대 이상 팔렸다. 소형 SUV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도 여전히 연간 9,000대가량 판매되고 있다. 덕분에 브랜드 기준으로 테슬라, 포드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이다.

현대차는 미국 전기차 생산 능력도 강화한다. 내년부터 앨라배마 공장에서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생산을 시작한다. 또 10월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카운티에 착공을 시작한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도 2025년부터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한다. HMGMA는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등 현대차 주요 전기차의 북미 모델 생산을 전담할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HMGMA 기공식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HMGMA 기공식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파커 HMA CEO는 "현대차는 미국에서 전기차 라인업과 생산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 놀라운 성과를 거둔 만큼 2023년과 그 이후에도 성장세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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