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윤석열 정부를 '패륜 정권'으로 칭하는 등 대여 공세 수위를 확 끌어올렸다. 대외적으로 '사이다 본능'을 되찾고 내부적으로는 우군을 늘려가는 등 여권과의 장기전을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공개 발언에서 “대통령실이 국정과제 점검회의 리허설 영상 공개와 관련해 YTN에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고 한다”며 “’날리면 시즌 2’를 시작하나. 누가 봐도 언론에 대한 겁박이자 탄압”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9월 순방 중 비속어 논란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언론 재갈물리기법을 강요하면 민심의 바다에 분노가 일 것”이라는 과거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 대변인 논평의 문구를 인용하며 “그대로 돌려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 유가족에 대한 일부 여권 인사의 망언 논란을 두고는 “국민의 고통과 생명, 안전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국민 피눈물에 공감하지 못하는 정권은 패륜 정권이라며 “지금이라도 생명과 안전, 수호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정부의 잘못을 인정하고 대통령이 유족과 국민에게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에도 여권의 이명박 전 대통령 연말 사면 추진에 대해 “그것이 윤석열 정부가 주문처럼 외우는 공정과 상식이냐”라고 직격하는 등 윤 대통령 직접 비판을 늘리고 있다. 이는 취임 이후 이 대표 본인은 민생·경제 현안 위주로 언급하고, 대여 공세는 최고위원이나 대변인 등이 맡았던 기존의 투트랙 전략과 달라진 모습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민생 중심의 메시지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정부·여당의 잘못으로 민생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판단해 정권 비판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 등으로 지나치게 위축돼 '이재명다움'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당 안팎의 조언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내부적으로는 우군을 늘리며 진지를 다지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일부 최고위원들이 만류했음에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복당을 이끌어낸 것이 대표적이다. 당 지도부는 같은 맥락에서 민주당을 떠난 무소속 민형배, 김홍걸 의원 등의 당적 회복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지난주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지방 민심 투어를 다니는 것도 해당 지역 의원, 당직자와 접촉면을 늘리려는 목적도 있다.
이런 행보를 두고 사법리스크 해소와 당 분열 차단이라는 과제를 받아 든 이 대표가 장기전에 대비하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길고 깊은 겨울이 온다. 추울수록 몸을 기대야 한다"며 "동지 여러분, 함께 힘을 모아 이겨내자”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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