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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끝장 대치에 준예산 임박… 커지는 '경제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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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끝장 대치에 준예산 임박… 커지는 '경제 불안'

입력
2022.12.16 19: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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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립에 계속 밀리는 예산안 처리
준예산 편성, 얼어붙는 경기에 찬물
"경제 불신 커져 위기 초래할 단초 될 수도"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안경을 통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안경을 통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내년도 예산안·세법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끝장 대치'를 하면서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 가능성이 점쳐진다. 고물가, 고금리, 수출 부진 등 주요 지표가 꺾이고 있는 가운데, 재정을 경기 방어에 쓰기 어려워진다면 내년 초 '경제 불안'이 확산할 수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예산안·세법개정안 핵심 쟁점이었던 법인세 인하에 대한 여야 협상은 전날 결렬됐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1%포인트 낮추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중재안을 더불어민주당은 수용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1%포인트 인하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당초 원안대로 법인세 최고세율을 22%까지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인세 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여야 간 대립은 더욱 선명해졌다. 이에 따라 약 2주 남은 연말까지 예산안·세법개정안 협의가 공전하면 내년 초 준예산 편성은 불가피하다.

준예산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전년도에 준해 짜는 임시 예산이다. 1960년 도입 이후 실제 준예산을 편성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국회가 2013년과 2014년 1월 1일에 예산안을 처리한 적이 있지만 새해 직후라 준예산 사태까지 가지 않았다.

정부는 준예산 기간 동안 올해 대비 예산이 늘어났거나 새로 계획한 재량 지출 사업을 제대로 집행하기 어렵다. 예컨대 내년부터 만 0, 1세 자녀를 키우는 가구에 50만~70만 원을 지급하는 부모급여가 막힌다. 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도 차질을 빚어 건설노동자 일자리와 건설 투자 등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준예산은 안 그래도 얼어붙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경기를 되살리기 위한 핵심 수단인 재정이 묶이기 때문이다. 당장 기획재정부는 이날 최근 경제에 대해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기재부의 경기 둔화 우려는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 등 주요 기관들은 고물가에 대응한 고금리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물 경제에 충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경제가 가라앉으면서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도 불안한 상황이다.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낮은 1%대 성장률이 예상되는 이유다.

준예산 타격은 미국 사례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 2013년 10월 1일 미국 연방정부는 의회가 예산안을 기한 내 처리하지 못하자 준예산과 비슷한 '셧다운'(정부 폐쇄)에 들어갔다. 셧다운 기간은 단 17일 동안이었지만 당시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피해 규모를 240억 달러(약 31조4,000억 원)로 추산했다.

정부는 준예산을 피하기 위해 예산안·세법개정안 타결을 강조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준예산을 편성하면 우리 경제에 대한 불신이 커져 위기를 초래할 단초가 될 수 있다"며 "준예산은 상상해서도 안 되는 것이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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