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점은 59㎡A형 77점
"기대보다 저조" vs "선방했다"
관건은 당첨자들의 계약 여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의 청약 당첨 가점이 최고 77점, 최저 20점으로 나타났다. 예상보다 낮은 가점에 미계약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건설업계에서는 분양 계획을 최대한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공개된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당첨 최고점은 77점으로 전용면적 59㎡A형에서 나왔다. 가장 낮은 가점은 전용면적 49㎡A의 20점이었다. 가점은 84점 만점으로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을 따져 산출한다.
16개 타입 중 8개의 최고 가점이 70점을 넘었다. △84㎡C 76점 △84㎡A·B·D, 59㎡B 74점 △59㎡E 71점 등이다. 청약통장을 아껴 뒀던 고가점자들이 청약을 넣은 것으로 풀이된다. 49㎡A 다음으로 낮은 최저 가점을 기록한 타입은 39㎡A(26점)였다. 통장 가입 기간, 무주택 기간이 짧고 부양가족이 없는 1인 가구도 수요가 낮은 소형 평수에는 당첨된 것이다.
평균 가점이 4인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최대치인 69점을 넘는 타입은 한 곳도 없었다. 조합원이 가장 많이 가져간 것으로 알려진 84㎡A형이 평균 최고점(67.2점)이었고, △84㎡B형 64.05점 △59㎡E형 61.53점 △84㎡H형 59.9점 순이었다. 가구 간 간격이 가까워 '주방뷰' 논란이 있었던 59㎡C와 84㎡E가 각각 54.62점, 47점으로 같은 평형 중 가장 저조했다.
전문가들 평가는 "기대보다 저조"와 "시장 침체 속 선방"으로 엇갈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만 해도 만점(84점)짜리 통장이 3개 단지에서 나왔는데 서울의 대단지인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77점에 불과한 건 청약시장이 그만큼 잠잠해졌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양지영R&C연구소장은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금리도 오르다 보니 대어급 단지도 시장 영향을 빗겨나가긴 어려웠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반포자이나 타워팰리스도 미분양이 난 만큼 이 정도면 선방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경쟁률을 고려하면 가점이 높게 나왔다"며 "실수요자인 고가점자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계약금 낼 돈 없다"... 문의 쇄도
관건은 당첨자들의 계약 여부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덜컥 넣었다가 당첨됐는데 분양가가 높아 당첨을 포기하겠다" "전용면적 84㎡가 분양가 13억 원이면 최근 16억 원까지 급락한 헬리오시티나 강남의 아파트가 낫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미계약으로 무순위 청약까지 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단지 앞 둔촌주공부동산중개법인 대표 A씨는 "당첨됐는데 1월 계약 때까지 낼 돈이 없으면 어떡하냐는 문의 전화가 벌써 7, 8통이나 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건설업계는 비상에 걸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둔촌주공마저 성적이 저조한 상황이라 당장은 분양에 나서기 부담스럽다"며 "지난해엔 3개월 만에 완판을 목표로 삼았다면 지금은 1년 안에 70% 계약으로 바뀌는 등 보수적으로 계획을 다시 세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