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돕는 여자들
이혜미 지음. 국회의원 류호정부터 공익법센터 어필의 변호사 전수연 그리고 원더걸스 출신 핫펠트까지. '여자가 무슨' 같은 편견을 뚫고 각자 분야에서 고유한 성취를 이룬 10명의 여성을 인터뷰로 조명했다. 그들이 '존버'한 여정은 유리천장에 갇힌 수많은 여성의 과거이자 현재이다. "탑을 쌓지 말고 너도 앉고 나도 앉는 대청마루를 깔자." '나'가 아닌 '우리'의 공존을 고민하게 하는 게 책의 미덕이다. 부키·256쪽·1만5,000원
△우렁이 각시는 당신이 아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심조원 지음. 옛이야기를 여성 서사로 재구성한 책. '선녀와 나무꾼'에서 나무꾼은 '수습 불가'다. 아이를 셋이나 낳고 살았지만, 떠난 아내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우렁이 각시'에서 총각은 밥상을 차리는 손에 안달을 낼 뿐 색시의 내면에 다가가려 하지 않는다. 신성불가침으로 여겨지는 설화의 재구성으로 납작하게 묘사된 여성은 도톰하게 재발견된다. 곰곰·168쪽·1만5,000원
△우리가 외로움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하여
페이 바운드 알베르티 지음. 서진희 옮김. 현대에 들어 하나의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외로움의 일대기를 들여다보는 책. 과거부터 존재해 온 외로움이 21세기 들어 이토록 유난스럽게 증폭되었는지를 파악하고자 한다. 남편 잃은 슬픔을 평생 겪었던 빅토리아 여왕, '폭풍의 언덕'과 '트와일라잇' 주인공 등 유명인들의 사례와 문학작품을 통해 외로움의 면면을 파헤친다. 미래의창·368쪽·1만7,000원
△1991년 잊힌 퇴조의 출발점
백승욱 지음. 자유주의가 한국 사회에 뿌리내리는 과정을 역추적해 현재 사회의 위기를 경고하는 책. 1991년은 유신체제에서 벗어나 자유주의로의 제도적 전환을 맞이한 시기다. 저자는 자유주의를 향한 정치권의 움직임과 그것이 낳은 유산이 현재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대 대선을 평가하고 현재 한국 사회의 위기를 돌파할 방법을 제시한다. 북콤마·240쪽·1만5,000원
△그림자와 새벽
윤경희 지음. '분더카머'(2021)로 묵직한 사유의 힘을 보여준 작가의 신작. 고개를 갸웃거리며 보았던 식물, 새의 부리나 돌의 표면을 응시하고 그것들에 스민 흔적을 읽어낸다. 일곱 편의 글은 작가가 꾼 꿈을 기록한 짧은 메모로 시작된다. 꿈과 결합되면서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지고 때론 집요해진다. '사포의 향낭'에서 작가는 읽는다는 것은 강력한 파괴적인 행위라고 한다. 문학에 대한 탐구는 책의 또 다른 백미다. 시간의흐름·128쪽·1만6,000원
△당신의 창밖은 안녕한가요
바르바라 뒤리오 지음. 이주민 옮김. 눈이 소박하게 쌓인 마당을 찾은 어린 순록이 거실의 하얀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고양이와 눈을 마주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인이 '버블' 안에 갇혀 있을 때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사진이다. '뷰 프롬 마이 윈도' 프로젝트를 꾸린 작가는 그렇게 모인 사진 중 260여 개를 추려 책으로 냈다. 남의 집 창밖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세계 곳곳의 뭉클한 사연은 덤. 클·400쪽·4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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