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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피해자 부친, 생전 딸 탄원서 대신 낭독 "죗값에 합당한 엄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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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피해자 부친, 생전 딸 탄원서 대신 낭독 "죗값에 합당한 엄벌을"

입력
2022.12.1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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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했다는 이유로 추가범행하면 누가 고소하겠나"
"전주환, 가족 해칠까 무서워… 딸 죽음으로 삶 파괴"

서울 지하철 6호선 신당역 역사 내부에 위치한 여자화장실 앞 벽에 시민들이 붙인 추모 포스트잇. 나광현 기자

서울 지하철 6호선 신당역 역사 내부에 위치한 여자화장실 앞 벽에 시민들이 붙인 추모 포스트잇. 나광현 기자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피해자의 아버지가 전주환에 대해 "법이 허용하는 가장 중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법정에서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1부(부장 박정길)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전주환의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피해자 아버지인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A씨는 "발언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고 했다가,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A씨는 "가슴에 묻힌 제 딸 아이의 넋을 법원의 현명한 판단으로 조금이나마 위로해주시기 바란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부디 딸 아이가 함께 재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A씨의 증언을 듣던 피해자의 모친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A씨는 전주환이 가벼운 처벌을 받으면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A씨는 "가해자는 딸 아이를 2년 동안 스토킹했고, 딸 아이가 스토킹 처벌이 강화된다는 소식에 경찰에 고소하자 추가 범행을 저질렀다"며 "고소했다는 이유만으로 추가범행을 저지르면 누가 고소할 수 있겠는가"라고 토로했다.

A씨는 이어 "가해자가 감형을 받아 사회로 돌아오면 나와 우리 가족을 해칠까 봐, 딸 아이를 아는 주변 사람들을 해칠까 봐 걱정된다.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기면 딸 아이의 희생은 무의미해진다"고 말했다.

A씨는 딸이 생전 전주환의 스토킹 사건 재판부에 제출한 탄원서도 낭독했다. 피해자는 탄원서에서 "부디 그자의 죗값에 합당한 엄벌이 내려지길 바란다. 제가 다시 평범한 일상을 회복하고 전처럼 지낼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피해자가 법정에서 직접 말한 것처럼 부친의 이야기를 엄중하게 듣고 재판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전주환은 9월 14일 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자신이 스토킹하던 피해자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전주환은 피해자의 신고로 스토킹 및 불법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선고를 하루 앞두고 범행을 저질렀다.

전주환은 지난달 22일 첫 공판에서 "제가 정말 잘못했음을 알고 있다. 후회하고 반성하고 뉘우치면서, 속죄하면서 살아가겠다"며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날까지 12차례 반성문을 제출했다.

전주환은 피해자에 대한 스토킹 사건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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