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보좌관·목포 조폭 출신 체포해
김씨 수사·재판 담당 로펌도 압수수색
남욱·유동규와 입장 다른 김만배 압박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범죄수익 은닉 정황을 잡고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범죄수익 환수 목적이라고 설명하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수사에 물꼬를 트려는 검찰의 압박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13일 화천대유 공동대표인 이한성씨와 화천대유 이사 겸 쌍방울그룹 부회장 출신의 최우향씨를 김씨의 범죄수익 은닉 등 혐의로 체포했다. 인테리어 업자 A씨를 김만배씨 수사 관련 증거인멸 혐의로 함께 체포했다.
검찰은 김만배씨와 최씨, 이씨의 주거지와 화천대유 사무실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검찰은 김씨가 추징 보전 등 검찰의 재산 환수 조치를 피하려고 자신의 자금 관리를 맡았던 이씨와 최씨를 통해 대장동 배당이익 등을 은닉한 단서를 확보했다. 검찰은 앞서 김씨 등이 소유한 차명 부동산과 예금반환채권 등 800억 원대 재산을 동결 조치했으며, 법원은 유죄 선고 시 추징 가능한 최대 보전 금액인 4,446억 원을 인용 결정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법무법인 태평양 사무실도 포함됐다. 태평양은 김씨 수사와 재판에서 변호를 맡고 있으며, 화천대유 법률고문을 맡았던 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소속된 곳이다. 검찰은 해당 로펌에 김씨의 재산 은닉 관련 자료가 보관됐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수사팀은 김씨 변호를 맡은 전직 검사의 휴대폰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체포된 이한성씨는 이재명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평화부지사를 지낸 이화영 전 국회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김만배씨와는 성균관대 동문으로, 2019년 1월 화천대유가 지분 100%를 소유한 천화동인 1호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해 9월엔 화천대유 공동대표를 맡았다. 검찰은 이한성씨가 김씨의 '금고지기'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우향씨는 목포의 폭력조직 출신으로 김씨와는 20년지기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월 김씨가 1차 구속영장 기각으로 서울구치소에서 나올 때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등장해 그의 짐을 들어주는 장면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검찰은 지난해 대장동 수사 초기부터 김만배씨와 최우향씨 사이의 금전 거래를 추적해왔다. 지난해 10월 김씨가 이자나 담보 없이 화천대유 배당금 30억 원을 최씨에게 대여금 명목으로 입금한 내역을 확인하기도 했다. 김씨는 2020년 2월에도 화천대유 자금 20억 원을 최씨에게 대여금 명목으로 건넸고, 같은 해 6월 화천대유도 최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대여금 형식으로 30억 원을 추가로 전달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실소유 논란이 불거진 천화동인 1호 지분 등 이재명 대표와 직결된 의혹을 규명하려고 압박 카드를 꺼내든 것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김씨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등 검찰 수사에 협조하는 '대장동 일당'과는 달리 이 대표 측과 관련된 의혹에 선을 긋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입장을 바꿀 경우, 이 대표를 겨냥한 수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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