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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채 빌라왕 사망에...원희룡 "세입자들, 당분간 걱정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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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채 빌라왕 사망에...원희룡 "세입자들, 당분간 걱정 말라"

입력
2022.12.12 11:31
수정
2022.12.1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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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서울 남산에서 한 시민이 다가구주택이 밀집된 동네를 내려다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25일 서울 남산에서 한 시민이 다가구주택이 밀집된 동네를 내려다보고 있다. 뉴시스


수도권 일대에 1,139채에 이르는 빌라와 오피스텔을 갭투자(전세를 낀 매매)로 사들여 임대사업을 벌인 이른바 '빌라왕'이 갑작스럽게 숨지면서 세입자들이 수개월째 전세보증금을 돌려받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부가 나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법률상담과 임시거처를 제공하고, 전세보증금 이자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원 장관은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수백억 원대 전세사기를 일으킨 '빌라왕'이 사망한 후 많은 피해자가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 장관은 "임대인이 사망했기 때문에 살고 있는 집을 당장 비워줘야 하는 건 아닌지, 전세 대출금을 바로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는 것은 아닌지 눈앞이 아득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가 확인해본 결과, 피해자분들은 상속절차가 진행되는 수개월 동안은 현재 살고 계신 곳에서 계속 지내실 수 있고, 전세 대출금 또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주택금융공사, 서울보증보험이 운영하는 '전세대출 보증'의 연장이 가능하므로 당분간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이외에도 서울 강서구 소재 '전세피해 지원센터'에서 법률상담은 물론 임시거처도 제공받을 수 있다"며 "내년에는 전세보증금을 더 낮은 이자율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주택도시기금에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9일 오전 인천 서구 원당동 아파트 건설현장을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사현장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9일 오전 인천 서구 원당동 아파트 건설현장을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사현장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HUG에 따르면, 지난 10월 임대사업자 김씨가 사망한 지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세입자들에 대한 대위 변제(보증 기관에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먼저 돌려준 뒤 임대인에게 회수하는 것)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세금 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는 보증금 반환을 거부하는 집주인에게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HUG는 이를 근거로 대위 변제 작업에 착수한다. 한데 김씨의 세입자들은 집주인이 사망한 탓에 '계약 해지' 요건을 충족할 수 없게 된 것. 김씨 소유 주택 세입자 중 HUG에서 보증금을 받지 못한 사람은 최소 2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위 변제가 이뤄지려면 4촌 이내 친족 중 누군가 상속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사망한 김씨의 경우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62억 원을 체납하면서 소유 주택이 압류됐고, 올 들어 집값이 가파르게 내리면서 상속자 찾기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전세 계약이 남았거나 집주인인 김씨의 사망 사실을 모르는 세입자도 있어서 피해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씨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이 지난 4월께부터 온라인에서 피해자 모임을 만들고 있는데, 현재 피해가 확인된 가입자만 455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피해자는 김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지만, 김씨가 사망하면서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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