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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것들' 태도 논하기 전에 시스템부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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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것들' 태도 논하기 전에 시스템부터 바꿔야"

입력
2022.12.24 04:3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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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이 온다' 저자 임홍택, 공정 논한 신간 '그건 부당합니다' 출간
"MZ는 2030세대 ‘퉁치는’ 단어...비판적 수용해야"


신간 '그건 부당합니다'를 낸 임홍택 작가는 "젊은 세대의 태도를 논하기 전에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와이즈베리 제공

신간 '그건 부당합니다'를 낸 임홍택 작가는 "젊은 세대의 태도를 논하기 전에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와이즈베리 제공

공정은 한국 사회의 가장 민감한 단어가 됐다. 공평하고 올바르다는 사전적 의미와 별개로 어느 순간 사안에 따라, 각자가 서 있는 자리에 따라 다르게 해석됐다.

전작 ‘90년생이 온다’로 밀레니얼 세대를 분석했던 임홍택(40) 작가가 이번엔 ‘부당함’을 키워드로 돌아왔다. 책 ‘그건 부당합니다’를 낸 임 작가는 최근 한국일보와 만나 “공정은 이미 감정적 단어가 됐다”면서 “프레임을 공정으로 잡으니 해법 없이 ‘이게 너희가 생각하는 공정이 맞아?’, ‘반쪽짜리 공정 아니야?’와 같은 ‘무한 루프’ 싸움만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작가는 유독 젊은 세대가 부당함을 자주 느끼는 듯 보이는 데 대해 "내가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이른바 ‘통제 가능성’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과거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고 최소한 대학을 가면 이 정도 삶을 살겠구나 하고 예측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사회·경제적으로) 상승 곡선이 어그러졌고 예측도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젊은 세대는 자신이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포켓몬빵을 사려고 편의점 앞에 줄을 서는 이유는 하루 5개씩 빵이 입고돼 줄 서기 순번이 5번 이내라면 구입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라고 예를 들었다.

임홍택 작가가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식품 R&D 전문 스타트업 어반랩스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근아 기자

임홍택 작가가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식품 R&D 전문 스타트업 어반랩스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근아 기자

임 작가는 젊은 세대가 태도를 바꿀 것을 주문할 게 아니라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도를 꾸짖기 이전에 납득할 만한 시스템부터 갖춰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젊은 세대의 태도를 계속 문제 삼으면 '영원한 싸움'만 이어질 뿐"이라며 헤어롤을 말고 출근하는 직원을 예로 들었다. 그는 "'요즘 애들이 태도가 안 좋다'고 말하기 전에 이것이 사규에 맞는지 아닌지를 이야기하면 된다"면서 "젊은 세대도 시스템을 따르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제 그의 눈은 2000년생으로 향한다. 내년부터 대졸자 기준 24세의 2000년생이 조직에 유입되기 시작해서다. 이미 플랫폼 ‘브런치’에 ‘2000년생이 온다’를 연재 중이다. 이들의 두 가지 특성으로 그는 ‘개인보호주의’와 ‘초합리성’을 들었다. 그는 "초저출산 사회에서 '너 자신을 잃지 말고 다치지 말라'는 부모의 가르침을 따르며 자란 이들은 자연스레 개인주의를 넘어선 개인보호주의 성향을 갖게 됐다"면서 "선택을 할 때도 합리적이지 않은 것은 모두 배제하기 때문에 초합리성이란 단어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건 부당합니다·임홍택 지음·와이즈베리 발행·372쪽·1만7,000원

그건 부당합니다·임홍택 지음·와이즈베리 발행·372쪽·1만7,000원

스스로를 경제·경영 서적 작가로 분류하는 임 작가는 정작 "특정 세대를 규정짓는 세대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요즘 애들"로 시작하는 많은 이야기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MZ세대라는 단어는 기존의 2030세대를 ‘퉁치는’ 단어로, 이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미디어와 기성세대가 문제”라고 말했다. 특정 세대가 이상한 게 아니라 시대가 바뀌었고, 그 결과 변화에 가장 민감한 젊은 세대가 달라질 수밖에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팀장, 바로 당신의 조건·양병채, 임홍택 지음·스노우폭스북스 발행·304쪽·1만7,500원

팀장, 바로 당신의 조건·양병채, 임홍택 지음·스노우폭스북스 발행·304쪽·1만7,500원

물론 그 역시 기성세대의 혼란스러움을 이해한다. 그래서 최근엔 자신의 상사였던 양병채 작가와 함께 신간 '팀장, 바로 당신의 조건'을 발간했다. MZ세대와 함께 일하며 어려움을 겪는 팀장을 위한 지침서다. '코칭 노트'를 책 사이사이에 넣어 실전서로 활용할 수 있게끔 썼다. 그는 "기성세대도, 젊은 세대도 각자의 믿음, 기존에 배웠던 확신과 통념하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 뿐"이라며 "갈등으로 표면화돼 있지만 모두가 협력할 의지가 있음을 믿으면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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