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임금 10% 인상" vs 사측 "5.5%"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직원들이 8일(현지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이 일을 손에서 놓은 것은 41년 만에 처음이다. 세계적인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속에 임금 관련 노사 협상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한 탓이다. 경제 여파가 국경과 직종을 초월해 노동자 다수에게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NYT ‘뉴스길드’ 노동조합은 이날 0시를 기해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에는 전 세계 1,800여 명의 NYT 편집국 기자와 직원 1,270명이 소속돼 있다. 이번 파업에는 1,100여 명이 동참했다. 24시간의 한시적 파업이지만 기자들이 다수 포함돼 이날 뉴스 콘텐츠 제작에 공백이 생겼다.
노사는 여러 현안 중에서도 임금 문제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10%의 임금 인상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5.5%만 올려줄 수 있다고 맞섰다. 내년과 2024년 임금 인상률에 대해서도 견해차가 뚜렷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NYT 사측이 조합원 최저 연봉을 6만5,000달러(약 8,580만 원)로 올려달라는 뉴스길드의 요구를 거절하고, 오는 2024년 6만2,500달러(약 8,250만원)의 최저 연봉을 역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뉴스길드는 전날 밤 성명을 내고 “그들(사측)의 임금 제안은 물가상승률은 물론 미국의 평균 임금상승률을 훨씬 밑돌아 경제적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대 안팎을 오가는 상황에서 5%대 인상으로는 부족하다는 얘기다.
NYT 기자들이 파업에 나선 것은 1981년 이후 처음이다. 1978년 88일간 지속된 장기 파업 이후로는 신문을 발간하지 못할 정도의 심각한 노동쟁의는 없었다. 이번에도 사측은 파업에 불참한 기자들과 취재 경험이 있는 편집 직원들을 동원해 9일자 신문 발간에 나섰다.
이번 파업은 전 세계에서 물가가 치솟고 미국 내 노동 불안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발생해 눈길을 끌었다. 다른 미디어 산업에 비해 여건이 나은 편인 NYT 역시 인플레이션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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