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은행장, 새 회장 후보로
농협, 우리, 기업 대거 교체 전망
새 정부 '관치' 논란 또 불거질 듯
주요 금융지주의 회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한 가운데, 금융권에 강력한 '인사 태풍'이 몰아칠 조짐이다. 역대급 실적을 앞세워 연임을 노렸던 기존 수장들이 줄줄이 교체되고, 그 자리를 과거 '관료' 출신들이 채울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대대적 금융권 인사에서 고질적인 '낙하산 논란'이 재현되고 있어, 당분간 이를 둘러싼 논란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 중 3곳(신한·우리·NH농협)의 회장이 올해 말과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신한지주는 이날 3연임이 확실시됐던 조용병 회장 대신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낙점했다. 금융권 안팎에선 그나마 외풍이 덜했던 신한금융 조 회장의 '깜짝' 용퇴를 나머지 지주 회장 교체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올해 말 임기가 끝나는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후임엔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유력시된다. 금융권에선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가 새 정부 출범 이후 소통 강화를 위해 관료 출신을 낙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실장은 이명박 정부 때 금융위원회 상임위원과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땐 기재부 2차관과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도 일했다. 농협금융은 다음 주 회장 최종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부 인사가 유력한 농협금융 회장 인사가 나머지 금융권 인사의 바로미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일찌감치 연임 가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앞서 금융당국의 중징계(문책경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올해 터진 우리은행 직원의 700억 원대 횡령 사고도 손 회장에겐 부담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까지 지난달 "좋은 판단을 하면 좋겠다"며 사실상 손 회장 거취를 겨냥한 발언을 해 연임이 쉽지 않을 거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리금융 노조는 일찌감치 관료 출신 인사의 '낙하산'을 경계하고 나선 상태다.
내년 1월 임기를 마치는 윤종원 기업은행장 후임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거론된다. 직전 감독기관 수장의 피감 은행장 임명이 유력한 상황을 두고 금융노조는 "공정거래위원장이 본인이 감독하던 기업의 사장으로 가는 꼴"이라며 "부도덕하고 부끄러운 짓"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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