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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의 애매한 분양 완판…"선방"vs"하락장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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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의 애매한 분양 완판…"선방"vs"하락장 신호탄"

입력
2022.12.07 18:00
수정
2022.12.07 19:56
11면
0 0

미달 없지만 결국 2순위까지
전용 84㎡ 분양가 13억 후반
"조금 더 보태면 강남 집 사는데..."

7일 오전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건설 현장. 뉴시스

7일 오전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건설 현장. 뉴시스


"올해 서울에 나온 분양 단지 중 가장 많은 청약통장이 접수돼 기록을 세웠습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크게 선방했다고 봅니다."

분양 관계자


"주변 집값이 계속 떨어지니까 더는 로또 청약이 아닌 거죠. 경쟁률이 낮은 데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둔촌주공 인근 중개업소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로 관심을 끈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이 1순위 청약에서 완판(완전판매)됐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청약 경쟁률이 낮았던 터라 시장의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흥행 평가하기엔 애매한 성적표

그래픽=신동준 기자

그래픽=신동준 기자

6일 진행된 올림픽파크포레온 1순위 해당지역 청약(서울 2년 이상 거주)에선 3,695가구 모집에 1만3,647명이 청약통장을 던져 평균 3.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6개 주택형(전용면적 29·39·49·59·84㎡) 중 미달된 곳은 없다.

다만 투기과열지구에서 선보이는 분양 단지는 당첨자를 포함해 모집 가구 수의 5배수(500%)까지 청약 인원을 채워야 한다. 경쟁률 6대 1 이상을 거둬야 청약 절차를 마칠 수 있다. 이 단지는 16개 주택형 중 5개가 경쟁률 6대 1을 넘어 1순위 청약 마감에 성공했다.

예비 정원을 채우지 못한 나머지 11개 주택형은 7일 경기·인천(기타지역)까지 범위를 넓혀 1순위 청약을 받았다. 총 3,731명이 신청해 3개 주택형이 청약을 마감했지만 8개 주택형은 정원을 채우지 못해 결국 2순위(8일) 청약까지 가게 됐다.

1순위 청약 완판엔 성공했지만, 신청자가 달려 1순위 청약 마감까지 가지는 못한 것이다. 흥행 실패는 아니지만 하반기 최대 기대주로 꼽히며 숱한 화제를 뿌린 것치고는 다소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더 보태면 강남 집 사는데 굳이 왜?"

5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 연합뉴스

5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 연합뉴스

시장은 침체된 시장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한다. 포레온은 서울 송파구와 가까운 입지지만, 분양가는 강동구 아파트 수준으로 매겨져 분양가 경쟁력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혔다. 입주할 때쯤엔 주변 시세와 비슷해져 최대 4억 원가량 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고금리 영향으로 집값 하락이 가팔라지면서 분양가 이점이 확 줄었다. 포레온 전용 84㎡ 분양가는 12억~13억 원 초반 수준으로 옵션가(3,000여만 원)를 포함하면 대략 13억 초반~13억 후반대다. 인근 같은 면적의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도 최근 16억 원 안팎의 급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신축 아파트인 강남 개포동 래미안포레스트(전용 59㎡)도 최근 매매 호가가 16억 원 수준까지 내렸다.

둔촌주공 인근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 단지는 2년 실거주해야 하고 전매도 8년 금지돼 수요자로선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 집값이 많이 내려 대출을 끼면 잠실, 강남 같은 상급지로 갈 수 있는 만큼 수요자도 청약 로또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정도면 선방…미계약 없을 것"

건설업계는 선방했다는 분위기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여러 제약에도 서울에서만 1만3,000여 명이 청약했다는 건 그만큼 실거주 목적이 큰 것"이라며 "청약 경쟁률보다 중요한 건 계약률인데 미계약은 없을 걸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내년 주택 경기 전망은 암울해도 서울의 분양가상한제 분양 물량은 계속 인기를 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위원은 "분양가 경쟁력이 있는 단지는 시장 침체에도 수요가 몰린다는 게 이번에 입증됐다"며 "미분양이 많은 지방과 달리 서울에선 내년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욱 기자
서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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