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거치며 음식점 일손 부족 심화
로봇 스타트업이 비용 저렴한 로봇 개발
다음은 조리 로봇이 스파게티를 요리하는 과정이다.
로봇 팔이 스파게티 면을 집어 끓는 물에 넣는다. 바닥이 깊은 팬에 소스를 붓는다. 스파게티 면과 소스의 양은 1그램 단위까지 정확하게 잰다.
팬이 레일을 따라 이동한다. 로봇이 삶은 면을 팬에 붓는다. 팬은 1분당 160회의 속도로 자동으로 회전하며 소스와 면을 섞는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45초. 사람이 야채, 토핑을 얹는 마무리만 하면 끝이다.
5일 일본 도쿄 마루노우치 빌딩 지하의 음식점 ‘에비노 스파게티’에서 유리창을 통해 들여다본 주방 풍경이다. 더없이 손이 빠른 셰프는 조리 로봇인 ‘P-로보’. 900엔(약 8,600원)짜리 페페론치노를 주문하고 식탁에서 받기까지 3, 4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스파게티 전문점은 올해 6월 개업했다. 연말까지 시험 영업을 거쳐 내년부터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모집한다. 2027년까지 점포를 50개로 늘리는 게 업체 목표이다.
손맛을 포기하고 로봇에게 주방을 맡긴 건 일본 외식업계의 인력난 때문이다. 만성적인 인구 감소에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치면서 인력난이 극심해졌다. 팬데믹 기간 식당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이 일은 고되고 처우는 팍팍한 외식업계로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 일본 정부가 방역을 명분으로 외국인의 입국을 틀어막으면서 이주 노동자로 대체하기도 쉽지 않다.
일본의 조리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억 엔(약 9억6,0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앞으로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최근 등장한 로봇 스타트업들은 개발·제작 비용이 저렴한 조리 로봇으로 외식업계를 공략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에비노 스파게티'가 도입한 ‘P-로보’를 만든 로봇 스타트업 ‘테크 매직’을 인용해 로봇 셰프의 비용이 인건비보다 저렴하다고 전했다. 6년 할부로 로봇을 구입하면 매달 45만 엔(약 432만 원)이 드는데, 사람의 시급으로 환산하면 833엔(약 8,000 원)이다. 일본은 지역마다 최저시급이 다른데, 올해 도쿄의 최저시급은 1,072엔(1만269원)이다.
또 다른 로봇 스타트업인 ‘커넥티드 로보틱스’는 메밀국수 삶기, 밥 짓기 등에 특화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단순 조리만 전담하는 로봇은 도입 비용이 싼 데다, 직원들이 메인 요리 조리나 접객 등에 집중할 에너지를 아껴 주기 때문에 효율적이라고 업체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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