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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자본주의 뮤지컬' 물랑루즈! ... "아시아 초연 일원 돼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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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자본주의 뮤지컬' 물랑루즈! ... "아시아 초연 일원 돼 뿌듯"

입력
2022.12.06 04: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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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랑루즈!' 사틴 더블 캐스트 김지우·아이비

뮤지컬 '물랑루즈!'의 주인공 사틴을 번갈아 맡게 된 배우 아이비(왼쪽)와 김지우. CJ ENM 제공

뮤지컬 '물랑루즈!'의 주인공 사틴을 번갈아 맡게 된 배우 아이비(왼쪽)와 김지우. CJ ENM 제공

2005년부터 뮤지컬 무대에 선 17년 경력의 배우는 난생처음 청심환을 먹고 오디션에 임했을 정도로 겁이 났다고 했다. 같은 해 가수로 데뷔해 2010년부터 뮤지컬에 출연해 온 또 다른 배우는 오디션 도중 포기할까 싶었다고 했다.

20일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개막하는 라이선스 뮤지컬 '물랑루즈!'의 주인공 사틴 역을 번갈아 맡게 된 배우 김지우(39)와 아이비(40)는 7개월에 걸쳐 진행된 치열했던 오디션을 떠올리며 공히 "간절한 마음이 컸다"고 강조했다.

연말 대작 뮤지컬 홍수 속에서 아시아 초연작으로 관심을 모으는 '물랑루즈!'의 두 히로인을 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뮤지컬 '물랑루즈!'는 니콜 키드먼과 이완 맥그리거가 주연한 바즈 루어만 감독의 동명 영화(2001)가 원작으로, 1890년대 프랑스 파리 클럽 물랑루즈 최고의 스타 사틴과 미국에서 온 젊은 작곡가 크리스티안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2019년 브로드웨이 초연과 영국, 호주, 독일 공연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오른다.

두 배우는 "주목받는 공연의 주목받는 역할을 맡아 꿈만 같다"며 "이 공연의 일원이 됐다는 사실만으로 자부심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김지우는 "물랑루즈가 뮤지컬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듣고 2019년에 무작정 뉴욕으로 가 공연을 관람했다"며 "한국 공연 오디션 지원서도 전 배역 통틀어 1번으로 접수했을 정도로 정말 간절하게 참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우 김지우는 "뮤지컬 '물랑루즈!'에 참여하게 된 게 꿈만 같다"고 말했다. CJ ENM 제공

배우 김지우는 "뮤지컬 '물랑루즈!'에 참여하게 된 게 꿈만 같다"고 말했다. CJ ENM 제공

두 배우가 같은 배역을 나눠 맡기는 2018년 뮤지컬 '시카고'의 록시 역에 이어 두 번째다. 아이비와 김지우는 각각 가수와 TV 연기자로 데뷔했지만 뮤지컬을 통해 경력의 터닝포인트를 맞은 점에서 닮았다. 2005년 단 3명의 배우가 꾸리는 소극장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로 뮤지컬계에 입성한 김지우는 꾸준한 무대 경험과 함께 뮤지컬계 대표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 '키스 미 케이트'로 처음 뮤지컬에 도전한 아이비는 최근에는 대작의 주연을 도맡고 있다. 뮤지컬만의 매력에 대해 두 사람은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어 좋다"(김지우) "방송활동에 대한 흥미가 떨어질 정도로 팀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재미와 보람이 있다"(아이비)는 점을 꼽았다.

이번 공연은 19세기 말 파리의 사교클럽 물랑루즈를 그대로 옮겨온 듯 화려하게 꾸민 브로드웨이 무대를 그대로 재현한 레플리카 버전으로 펼쳐진다. 극 중 16벌의 의상을 입는 두 사람은 최근 의상 피팅을 위해 호주까지 다녀왔다. 아이비는 "직접 보면 오프닝부터 반하게 된다"며 "'자본주의 뮤지컬'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화려하다"고 말했다.

배우 아이비는 뮤지컬 '물랑루즈!'의 상대역 크리스티안으로 출연하는 홍광호, 이충주에 대해 "많은 팬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CJ ENM 제공

배우 아이비는 뮤지컬 '물랑루즈!'의 상대역 크리스티안으로 출연하는 홍광호, 이충주에 대해 "많은 팬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CJ ENM 제공

귀에 익은 팝송을 삽입곡으로 활용한 주크박스 스타일의 뮤지컬 '물랑루즈!'는 한 넘버에 팝송 여러 곡을 잘개 쪼개 엮은 점에서 기존 주크박스 뮤지컬과 차별화된다. 마돈나, 비욘세, 아델, 리한나 등이 부른 팝 70여 곡을 담았고 1막 마지막 곡인 '엘리펀트 러브 메들리' 한 곡에만 20개곡이 들어가 있다. 원곡의 영어 가사를 한국어로 개사하기 때문에 유머 코드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김지우는 "번역이 재치 있게 잘 됐고 각 곡의 연결이 자연스러워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뮤지컬의 사틴은 영화의 연약한 모습과 달리 재정 위기에 빠진 클럽 물랑루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강인한 면이 더 부각됐다. 두 배우가 코로나19 팬데믹을 보내면서 뮤지컬 무대를 향해 가졌던 마음가짐과도 비슷하다.

"코로나19로 힘든 상황 중 '비틀쥬스'에 출연할 때 이런 시기에 공연을 꼭 해야 하느냐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무대라는 공간의 소중함을 알고 있었지만 직접적으로 와닿았던 상황은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슬플 때 책이나 영화, 공연으로 위안받을 때가 있죠. 힘든 시기를 거치면서 무대를 준비하는 지금이 소중하고 감사합니다."(김지우)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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