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당에 경고, 국민·역사 두려워해야"
"민생·민주주의 위해 권한 주저 없이 행사"
100일 기자회견 건너뛰고 취재진 질문에도 묵묵부답
취임 100일을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윤석열 정부를 향해 "국민이 잠시 맡긴 권한을 민생이 아니라 야당 파괴에 남용한 것은 국민이 용납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정부 출범 후 자신을 포함한 야당 인사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검찰 수사를 ‘정치 보복용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강공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을 포기하고 야당 파괴에만 몰두 중인 윤 정부 200일 동안 정치는 실종됐고 대화와 타협은 자취를 감췄다”고 말했다. 그는 “무능, 무책임, 무대책으로 민생경제 파탄, 국민안전 위협, 민주주의 퇴행, 한반도 평화 위기를 자초했다”며 “정부 여당에 경고한다. 국민과 역사를 두려워하십시오”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정권의 불공정한 권력행사, 부당한 권력 남용이 우리 사회를 두려움과 불안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며 “질식하는 민주주의를 반드시 지켜내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민생과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면 국민께서 맡긴 권한을 주저 없이 행사하겠다”며 “국민과 국가의 성공을 위해서 정부 여당과도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바로잡을 것은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당대표로 활동한 100일간의 민생 성과도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100일 동안 민주당은 국민과 당원의 간절한 여망을 받들기 위해 민생과 민주 투트랙으로 변화의 씨앗을 뿌려 왔다”며 “국민 우선, 민생제일주의 실천에 매진해 왔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성년 상속자의 빚 대물림 방지법을 비롯해 시급한 민생 중점 법안을 처리했다”며 “가계부채 3법과 3대 민생 회복 긴급 프로그램 같은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법안과 정책들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논의 중인 예산, 세법개정안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초부자감세, 비정한 특권 예산에 맞서 따뜻한 민생예산 관철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원이 주인이 되는 민주당 기틀을 마련 중”이라며 “정당 사상 최초인 중앙당사 당원존, 국민응답센터로 소통을 강화했고, 당원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게 하는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취재진 질문에는 침묵...전임자들 했던 100일 기자회견 건너 뛰어
다만 이 대표는 공개 발언 이외에는 입을 닫았다. 그는 회의 직후 '측근들 구속 때문에 민생 성과가 가려지는 데 대한 아쉬움은 없느냐', '100일 기자회견을 안 하는 이유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전임자인 이낙연, 송영길 전 대표 등과 달리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건너 뛰었다. 회견이 사법 리스크 관련 질문으로 채워지면 이 대표가 미는 '민생 우선' 기조가 희석될 것을 우려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100일 기자회견을 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지금 온통 이 대표에 대한 수사 상황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100일을 자평한다고 해도 언론인들의 질문은 온통 이 대표 수사로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호영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수사 관련 질문이 쏟아질까 봐 100일 기자회견을 안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잘못된 해석"이라고 거리를 뒀다. 안 수석대변인은 "현재 정기국회가 진행 중이고 여러가지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서 지금 시점보다는 신년에 정리해서 (이 대표가) 말씀드리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거대 의석으로 윤 정부 발목 잡기만 집중" 혹평
여당 반응은 싸늘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 취임 100일에 대해 "지난 100일간 169석의 힘으로 조악한 법, 헌법에 반하는 법, 국민이게 도움이 안 되는 법안들을 밀어붙였을 뿐"이라고 혹평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거대 의석을 무기 삼아 사사건건 윤석열 정부 발목 잡기에 집중한 100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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