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멸종위기종 '검은머리갈매기' 중 상당수가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며 알을 낳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이 주로 서식하는 갯벌과 해안 보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최근 멸종위기종인 검은머리갈매기의 국내 번식 개체군을 확인한 결과, 전 세계 번식 개체군의 11%에 달하는 총 1,456개의 번식쌍(2,900여 마리)이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주로 갯벌이 넓은 간석지나 매립지에서 서식하고 사람에 대한 경계가 심해 정밀한 개체 수 확인이 어려웠지만, 드론을 활용한 정밀 항공조사가 가능해지면서 처음으로 정확한 분석이 가능했다.
검은머리갈매기는 게나 새우, 갯지렁이 등을 주로 섭취하는데, 최근 갯벌 매립으로 인한 서식지 감소로 위협받고 있는 종이다. 1998년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 생물로 지정됐고, 2005년부터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보호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하는 적색목록에서는 '취약종(VU)' 범주에 속하는데, 이는 야생에서 절멸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종이란 뜻이다. 주로 중국 동북부 해안과 한국 서해안에서 번식하며, 동북아시아 일대에서 월동한다.
문제는 우리나라에 검은머리갈매기가 서식할 수 있는 자연 번식지가 점점 부족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1998년 시화호 매립지에서 검은머리갈매기가 처음 발견된 이후 이들은 주로 송도나 새만금 등 인공 매립지를 번식지로 삼았다. 국립생태원 측은 "2, 3년마다 번식지를 이동하고 있음에도 매립지를 택하는 것은 갯벌 인근 해안대지가 부족하다는 뜻"이라며 "갯벌과 해안 등 철새 서식지에 대한 보전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립생태원은 검은머리갈매기 번식지인 중국과 한국, 그리고 월동지인 일본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3개국 서식지를 보호하고 이동경로인 한·중·일 생태축 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을 위한 서식지 보호와 생태연구는 동북아 생태계 건강을 회복시키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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