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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병 ‘흉선상피종양' 매년 6%씩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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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병 ‘흉선상피종양' 매년 6%씩 늘고 있다

입력
2022.12.05 18:40
수정
2022.12.05 21:1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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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박성용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

박성용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는 "가슴 중앙 흉선에 발생하는 희소암인 흉선상피종양이 폐암 검진이 늘면서 그 과정에서 많이 진단되고 있다"고 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박성용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는 "가슴 중앙 흉선에 발생하는 희소암인 흉선상피종양이 폐암 검진이 늘면서 그 과정에서 많이 진단되고 있다"고 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흉선상피종양은 심장 앞 양쪽 폐 사이 흉골 뒷부분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면역 기관인 흉선(胸腺ㆍthymus)에 생긴 암이다. 흉선상피종양은 40대 이후에 주로 발생하며 60대 유병률이 가장 높다. 흉선상피종양이란 병명도 낯선 데다 연간 10만 명당 0.1명 정도 발생하는 희소암이지만 최근 폐암 검진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다.

흉선은 출생 후 사춘기까지 30~40g 정도로 커지면서 면역 기능 역할을 하다가 어른이 되면 기능이 사라지면서 점점 줄어 지방조직으로 대체된다. 천천히 자라고 양호한 경과를 보이는 흉선종(胸腺腫ㆍthymoma·흉선종도 병리학적으로는 암에 해당된다)과 예후가 좋지 않은 흉선암으로 나뉜다.

삼성서울병원과 국립암센터 연구팀은 지난 5월 세계폐암학회 학술지인 ‘흉부종양학회지(Journal of Thoracic Oncology, IF = 20.12)’에 국내 흉선상피종양 발생이 증가 추세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1999~2017년 흉선상피종양 환자 5,812명을 분석한 결과, 연평균 6.1%씩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흉선종과 흉선암 발생이 각각 연평균 5.6%, 7.0%씩 늘었다고 밝혔다.

박성용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를 만났다. 박 교수는 “흉선상피종양도 여느 암과 그리 다르지 않아 조기 발견하면 완치도 기대할 수 있기에 조기 진단ㆍ치료가 중요하다”며 “희소암이지만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건강검진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 ‘종격동(縱隔洞ㆍmediastinum) 종양’이 발견되면 전문가에게 진료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종격동 종양으로는 림프종ㆍ기형종ㆍ신경종ㆍ기관지낭종ㆍ흉선종 등 다양하다.

양측 폐 사이 흉골 뒷부분에 위치한 흉선. 게티이미지뱅크

양측 폐 사이 흉골 뒷부분에 위치한 흉선. 게티이미지뱅크

-흉선종은 증상이 없나.

“일반적으로 흉선이 존재하는 종격동(양쪽 폐를 제외한 좌우 흉막강 사이 부분) 내에는 신경이 분포하지 않으므로 흉선종 때문에 증상이 생기지는 않는다. 흉선종 환자가 ‘가슴이 불편하다’ ‘뻐근하다’ ‘콕콕 쑤신다’고 얘기하는데 흉선종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드물게 흉선종이 아주 커져 머리에서 혈관이 내려오는 상대정맥을 눌러 얼굴이 붓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환자는 X선 촬영이나 CT 검사로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선량 흉부 CT 검사로 일반 흉부 X선 검사로 잡지 못하는 작은 흉선종이나 흉선암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흉선종은 다른 여러 자가면역질환과 관련 있을 수 있다. 흉선종 환자의 3분의 1 정도가 중증 근무력증(전신 근육 힘이 일시적으로 빠지는 질환)이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 흉선종으로 진단되면 이 같은 중증 근무력증 증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반대로 중증 근무력증이 있다면 흉선종이 동반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흉선종은 CT 검사로 진단하며, 요즘은 위치가 나쁘지 않고 쉽게 절제할 수 있다면 진단ㆍ치료 목적으로 곧바로 수술하는 것이 추세다. 다른 종양과 감별하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함께 시행하기도 한다.”

-흉선종은 어떻게 치료하나.

“흉선종은 수술이 기본 치료법이다. 특히 1~2기에서는 완전 절제를 통해 완치도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기술적으로 수술이 가능하다면 적극적으로 수술하는 것이 원칙이다. 수술 후에 조직 검사에서 절단면이 충분치 않으면 방사선 치료를 추가로 시행할 수 있다.

수술은 종격동에 있는 큰 혈관을 침범하지 않는 한 비교적 안전하다. 또한 사춘기 이후엔 흉선이 실제 면역학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흉선을 제거해도 일상생활에 별다른 지장이 없다.

흉선종 발견 당시에 종양이 많이 커졌고 완전 절제 가능성이 확실하지 않으면 항암 혹은 방사선 치료 등 수술 전 치료를 시행해 종양 크기를 줄여 완전 절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상처는 크지만 가장 안전하고 고전적인 방법은 개흉술(開胸術)이다. 종양이 크고 주변 장기 침범, 특히 큰 혈관 침범이 의심될 때 개흉술을 시행한다. 최근엔 흉강경이나 로봇을 사용하는 최소 침습 수술을 많이 시행한다. 흉강경이나 로봇 수술은 갈비뼈 사이로 작은 구멍을 내고 그 부위로 흉강경 도구나 로봇 손이 들어가서 수술하는 방식으로, 절개 부위가 작아 회복이 빠르고 미용적인 장점이 있다. 다만 큰 혈관이 손상되는 출혈 등에 잘 대처하기 어려운 게 한계다.

하지만 어떠한 장비로 수술하느냐는 치료 본질이나 목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흉강경이나 로봇 수술은 수단일 뿐 외과의사가 판단하기에 가장 안전하고 완전 절제를 장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수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고 환자에게도 가장 도움이 된다. 또한 각 장비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비용 대비 치료 효과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흉선종 수술팀의 장점은.

“흉강경과 로봇 수술 등 최소 침습 수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초로 단일공 로봇을 사용한 흉선 절제술을 시행했다. 또한 흉벽ㆍ상대정맥ㆍ대동맥 등을 침범한 진행된 흉선종ㆍ흉선암도 적극적으로 수술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심장혈관외과ㆍ성형외과 전문의가 적극적으로 흉선종 수술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박세훈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진행된 흉선종ㆍ흉선암의 수술 전 항암 치료에 대한 최신 임상 연구를 진행해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새로운 치료를 모색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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