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산업 대출 잔액 1769.7조
고물가에 대출로 운영 자금 충당
3분기 기업과 자영업자가 끌어다 쓴 대출금이 1년 전보다 239조 원이나 늘었다. 올 들어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이른바 3고(高) 여파에 경영난이 심해지면서 빚을 내 운영 자금을 충당하는 곳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2일 한국은행은 올 3분기 산업별 대출금 잔액이 1,769조7,000억 원을 기록해 2분기보다 56조6,000억 원 늘었다고 밝혔다. 70조 원 가까이 급증했던 2분기보다는 증가폭이 줄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대출금이 239조 원 늘었다. 이는 역대 최대폭 증가다.
산업별로는 3분기 들어 제조업이 10조6,000억 원, 서비스업은 38조8,000억 원씩 빚을 끌어다 썼다. 제조업의 경우 경기 위축 여파로 시설 자금 대출은 둔화됐지만, 운전 자금이 3분기에만 8조6,000억 원 늘며 전 분기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운전 자금은 직원 인건비를 비롯해 사업체 운영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말한다. 특히 해외에서 원자재를 수입하는 제조업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른 원자잿값 급등에 원·달러 환율 상승이란 이중고에 시달렸을 거란 설명이다.
자영업자가 많은 서비스업은 부동산 업황 부진이 두드러지면서 대출금 증가액 자체는 전 분기보다 9조 원 넘게 줄었다. 다만 서비스업 가운데 숙박·음식점업은 인건비 등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현금 확보 수요가 늘었다. 이에 증가폭이 종전 2조3,000억 원에서 3분기 3조 원으로 확대됐다.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 기지개를 펴나 했던 자영업자들은 오히려 대출을 늘려 운영 자금을 가까스로 충당해야 했다. 자영업자를 뜻하는 비법인기업의 예금은행 대출금은 3분기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5조9,000억 원 늘었다. 한은은 "인건비 상승을 비롯해 물가도 많이 올랐지만, 코로나19 관련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자금이 2분기보다 많이 줄어든 영향도 일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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