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CJ제일제당 햇반 직접 수거 캠페인 시작
30만개 수거...목표치 400만 개에는 못 미쳐
내년 1분기 지자체 분리배출 장소에서 수거 추진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글로벌 K팝 음악 시상식인 2022 마마(MAMA) 어워즈에서는 특별한 응원봉이 등장했다. 이른바 '햇반 응원봉'. K팝 팬들이 손에 쥐고 흔든 응원봉 500개의 손잡이는 CJ제일제당이 올해 소비자로부터 직접 수거한 CJ제일제당의 즉석밥 햇반 용기 3,000개를 분해해 재탄생시킨 재활용 플라스틱이다. 응원봉 1개당 햇반 6개가 쓰였고, 사용 후에는 손잡이만 떼어 내 다시 플라스틱 수거함에 분리 배출할 수 있게 만들었다. CJ제일제당은 '햇반 응원봉'이 친환경 공유가치창출(CSV) 사업의 첫 사례라고 의미를 강조한다. 11일 회사 관계자는 "올해 햇반 용기 재활용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지역자활센터와 계약을 맺고 분리와 세척을 맡겼다"며 "응원봉 판매로 지역자활센터에 수익이 처음 생겼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CJ제일제당은 지난달부터는 햇반 용기를 재활용한 플라스틱으로 트레이를 만들어 마트에 납품하는 두부 운반용으로 쓰고 있다. 트레이 1개를 만드는 데 햇반 용기 100개가 들어갔다. 또 임직원들이 연말 취약계층 기부용으로 만드는 친환경 가습기 제작에도 재활용 플라스틱을 썼는데, 가습기 1개당 햇반 용기 16개를 투입했다.
응원봉, 트레이, 가습기로 재탄생한 햇반 용기
CJ제일제당은 올해 30만 개의 햇반 용기를 수거해 응원봉, 트레이, 가습기 등을 만들고 있다. 특히 '기타 재질(OTHER)'로 분류되는 햇반 용기의 재활용 방법이 마땅치 않아 소비자가 분리 배출을 해도 일반 쓰레기처럼 태워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직접 거둬들이기로 했다. 수거한 용기는 지역자활센터에서 분리, 세척을 한 뒤 원료화 작업을 통해 갖가지 제품으로 탈바꿈했다.
소비자는 ①CJ제일제당의 온라인 쇼핑몰 CJ더마켓에서 햇반과 수거박스 세트를 구입한 뒤 ②용기 20개 이상을 박스에 담아 온라인으로 수거를 신청하고 ③집으로 찾아온 CJ대한통운 측에 전달하면 된다. 6월부터는 이마트 수도권 78개 매장과 롯데마트 대표 매장 10곳에 설치된 햇반 용기 수거함을 찾아가 즉석밥 용기를 따로 내놓는 방법이 추가됐다.
"올해 햇반 용기 400만개 수거" 목표에 30만 개 수거
하지만 햇반 수거율은 기대만큼 높지 않은 상태다. 현재까지 목표치인 400만 개의 10%도 채우지 못했다. 롯데마트에서는 8월까지 3개월만 햇반 전용 수거함을 운영하다 지금은 철수한 상태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오프라인의 햇반 용기 수거율은 온라인보다 더 낮았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고객 중 일부는 20개 이상 햇반 용기를 모아 따로 수거 신청을 하거나 대형마트에 장 보러 갈 때 따로 챙겨가는 것을 번거로워 한다"며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명절 선물세트 트레이를 만드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내년엔 아파트 단지 재활용장에 수거함 설치"
CJ제일제당은 내년부터 소비자가 재활용 쓰레기장에 쓰레기를 분리 배출할 때 햇반 용기도 따로 내놓는 방식을 추진 중이다. 기존에 소비자가 따로 햇반 용기 수거를 위해 온라인에 신청하거나 마트 방문 시 다 쓴 용기를 모아 가져가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중 1곳과 아파트 단지 등 가구수가 많은 곳의 재활용 쓰레기장에 햇반 전용 수거함을 설치한 뒤 지자체가 수거한 햇반 용기를 다시 받아가는 방식을 추진 중"이라며 "주택가에도 햇반 용기를 분리 배출할 수 있는 전용 수거함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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