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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 지분 클수록 매출 몰아줘... 내부거래 200조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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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 지분 클수록 매출 몰아줘... 내부거래 200조 넘어

입력
2022.12.01 17: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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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
물류·IT, 타 산업보다 내부거래 비중 커
"매출 계열사에 의존, 혁신 저하 우려"

민혜영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정책과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계열회사 간 내부거래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민혜영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정책과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계열회사 간 내부거래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집단 내 계열사가 서로 내부거래한 금액이 200조 원을 넘었다. 총수2세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일수록 내부거래 비중은 컸다. 매출을 계열사에 많이 몰아주면 경쟁을 통한 기업의 혁신을 저해할 수 있고, 총수2세의 승계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커진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일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을 보면, 5월 기준 76개 대기업집단의 2021년 내부거래 금액은 218조 원으로 전년보다 34조5,000억 원(18.8%) 늘었다.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전년 대비 0.2%포인트 오른 11.6%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등을 감시하기 위해 내부거래 현황을 따져 보고 있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개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금액은 155조9,000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5.1% 증가했다. 다만 10개 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은 12.9%로 전체 평균이 올라간 것과 달리 0.2%포인트 낮아졌다. 내부거래 금액 증가는 코로나19가 터졌던 2020년 대비 지난해 매출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도 커졌다. 총수가 있는 66개 대기업집단 기준 총수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9.3%였다. 총수2세 지분율이 20% 미만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11.4%)과 비교하면 7.9%포인트 높았다. 총수2세 지분율이 50% 이상이면 내부거래 비중은 24.3%로 더 뛰었다. 총수2세가 경영권을 많이 확보한 회사일수록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거래를 많이 한다는 뜻이다.

공정위가 올해 처음 공개한 물류·정보기술(IT) 분야 내부거래 비중은 다른 산업보다 컸다. 물류·매출 현황을 공시한 31기 대기업집단의 물류 내부 매출액은 12조3,000억 원, 내부거래 비중은 49.6%로 조사됐다. 특히 쿠팡의 내부거래 비중은 100%에 달했다. IT 분야 내부거래 비중은 물류보다 높은 68.3%였다. 두 산업은 정보 보안 등을 이유로 수의계약을 통한 계열사 간 거래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혜영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물류·IT 분야 회사는 매출을 계열사에 의존함에 따라 자체적 혁신 동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내부거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부분은 낮추는 방향으로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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