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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상민 해임건의안 제출… '국정조사 보이콧' 수순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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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상민 해임건의안 제출… '국정조사 보이콧' 수순 밟나

입력
2022.11.30 20:0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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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의원 전원 명의 해임건의안 제출
"거부권 시 탄핵소추 발의" 2단계 전략
與 "해임안 보류하고 예산안 먼저 처리"

주호영 국민의힘,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의장 주재 비공개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오대근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의장 주재 비공개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오대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30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발 더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건의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다음 주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고 예고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즉각 "국정조사를 할 의사가 있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의 이 장관 해임건의는 사실상 국정조사뿐 아니라 내년도 예산안 및 쟁점법안 처리와도 줄줄이 맞물려 있어 정기국회 막판 정국이 '시계제로'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민주당 "이상민, 재난안전관리 책임 유기"

민주당은 이날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 169명 전원 명의로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위성곤 원내부대표는 해임건의안 제출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장관은 국가의 재난 및 안전관리 사무 총책임자로서 의무와 임무를 유기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 장관의 해임건의에 나선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①참사 당일 이태원에 상당한 인파가 몰릴 것이 명백했지만 사고 예방이나 피해 최소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②경찰과 소방의 최종 지휘·감독자임에도 참사 당일 긴급구조신고 등에 적극 대처하도록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③재난 및 안전관리의 총괄 책임자로서 참사를 축소하고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으며, ④참사 전반에 대한 철저한 수사의 필요성에도 수사가 일선 경찰관과 소방관에 머물러 있는 점을 들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헌법이 부여한 국회 권한으로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고, 이번주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발언했다. 뉴스1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헌법이 부여한 국회 권한으로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고, 이번주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발언했다. 뉴스1


거부권 행사 땐 다음 주 탄핵소추안 발의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에 나설 것을 상정해 다음 주 중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도 했다. 지난 9월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 당시 민주당에 비판 여론이 컸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참사 책임자 문책에 소극적인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크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앞서 법률 검토와 자문을 통해 탄핵소추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與 "예산 먼저" 野 "예산은 예산, 책임은 책임"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보이콧'을 시사하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대통령실도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국정조사 대상으로 명시된 장관을 갑자기 해임하면 국정조사를 할 의사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해임건의안을 들고나온 것은 어렵게 복원한 정치를 없애는 일이나 마찬가지"라며 "처리 과정을 보면서 대응하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임건의안 상정을 막기 위해) 국회의장에게 본회의를 열어서는 안 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의석수를 앞세운 민주당을 막을 수 없는 만큼, 국민의힘은 해임건의안을 국정조사, 예산안 처리 등과 연동해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해임안 처리를 보류하고 예산안을 먼저 처리하자는 입장"이라며 "해임건의안을 강행한다면 예산안 처리는 물 건너간다"고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정조사는 국정조사고 예산안은 예산안"이라는 입장이다. 만약 국민의힘이 밝히고 있는 국정조사 보이콧이 현실화하더라도 야당만으로 국정조사를 진행할 가능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 해임건의에 따른 파열음은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주도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방송법에 대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단독으로 날치기 처리했다"며 "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는 경우 정부에 거부권 행사를 적극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환경노동위 법안소위에서도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파업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금액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을 상정했다.

박세인 기자
김민순 기자
강진구 기자
박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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