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10월 내수 전기차 시장 사상 첫 10만 대 돌파
2015년 2,558대에서 7년 만에 42배 성장
현대차·기아,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 97% 이상
르노코리아·쌍용차, 전기차 판매 할당 충족 어려워
올해 국산 전기차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열 달 만에 10만 대를 돌파했다. 7년 만에 42배 이상 성장하며 전체 국산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9.5%에 달한다. 하지만 빠른 성장에 따른 문제도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쏠림 현상이 내연기관차 시장보다 훨씬 심해진 것이다. 한국GM, 르노코리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등은 3년 뒤 '무공해차 보급 목표제' 잣대에 걸려 과징금을 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3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판매된 국산 전기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0% 증가한 10만7,783대를 기록했다.
국산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매우 빠르다. 2015년에는 겨우 2,558대가 팔렸지만 2017년(1만3,303대) 처음 1만 대를 넘었다. 새 전기차가 쏟아진 2021년에는 전년 대비 136% 성장한 7만3,873대를 찍었다. 지금대로라면 연말에는 13만 대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기아, 국산 전기차 시장 97% 차지
올해 국산 전기차 시장에선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졌다. ①현대차는 올 들어 10월까지 6만573대의 전기차를 판매, 시장 점유율이 56.2%다. ②4만4,088대의 전기차가 팔린 기아는 40.9% 점유율로, '한 지붕 두 회사'의 점유율은 97.1%에 달했다. 이는 현대차·기아가 국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88.1%)보다도 높다. 반면 ③한국GM은 같은 기간 2,497대의 전기차를 판매, 점유율이 2.3%에 그쳤다. ④르노코리아(516대)와 ⑤쌍용차(109대)의 국산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각각 0.5%, 0.1%에 불과했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시장에서 독주한 배경에는 다양한 신차가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바탕으로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 GV60 등은 수만 명이 계약하고 차 나오길 기다릴 정도다. 반면 다른 업체들은 경쟁력이 떨어진다. 한국GM과 르노코리아는 국내에 전기차 생산 시설이 없어,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쌍용차는 올 2월 첫 번째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을 내놓았지만,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을 멈췄다.
GM·르노·쌍용, 3년 뒤 전기차 보급 목표 충족 '부담'
국산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 쏠림이 심해지면서 나머지 회사들은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당장 3년 뒤부터 '무공해차 보급 목표제'가 실시되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에서 파는 차의 8%를 전기차로 채우지 못할 경우, 과징금을 대당 60만 원씩 내도록 하는 정책이다. 당초 올해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업체들의 반발과 부정 여론 때문에 2025년으로 늦춰졌다.
업계 관계자는 "무공해차 보급 목표제가 유예되면서 한국GM, 르노코리아, 쌍용차는 한숨 돌리게 됐다지만 3년 뒤에도 할당량을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의도적으로 전기차를 만들지 않는 것이 아니라 차량이 안 팔려서 목표를 못 채우는데 수억 원의 과징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작은 업체들에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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